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역대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매몰처리된 가금류가 2천6백만 마리에 이르고 있는데요.
농가의 절망감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죠?
강세훈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국내 대표적인 산란계 밀집지인 전북 김제의 용지면.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마을 전체에 짙은 어둠이 깔렸습니다.
오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방역 차량만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살처분이 진행 중인 한 농장 주인은 울분을 토할 힘조차 잃었습니다.
▶ 인터뷰 : 농장 주인
- "며칠 동안 제대로 잠도 못 잤어요. 먹는 거 자체도 독약같이 몇 숟가락 뜨고 밥이 안 들어가요."
지난 30년 동안 닭을 키웠다는 김성율 씨.
자식같이 키우던 닭을 모두 땅에 묻고, 김 씨에게 남은 것은 절망뿐입니다.
▶ 인터뷰 : 김성율 / 산란계 농장 주인
- "땅에 묻으니까 진짜로 살 맛이 안 나죠."
김제 용지면에서 이미 살처분됐거나 앞으로 매몰처리될 닭만 500만 마리에 이릅니다.
전국적으로는 살처분된 가금류가 2천6백만 마리에 육박했고, 산란계는 전체 24%가 도살 처분됐습니다.
▶ 인터뷰 : AI 발생 농장 주인
- "(연말이지만) 지금 가족과 모이고 그런 거에다 신경 쓸 수 없어요. 생계가 달린 일인데…."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조류 인플루엔자와의 전쟁을 끝내고 평온했던 일상을 되찾는 것. 축산 농가의 한결같은 바람입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