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에 열린 9차 주말 촛불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70만여명이 전국 각지 광장으로 몰려나와 집회에 동참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주최측이 실시한 ‘1분 소등’ 행사에서는 정부종합청사 사무실 중 일부 불이 꺼졌다가 다시 켜져 공무원도 행사에 동참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24일 오후 6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광화문 일대에서 촛불 및 주변 빌딩 소등 행사를 개최했다. 예전 집회와 마찬가지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눈에띄는 것은 당시 세종로 정부청사 일부 사무실 불이 약 10초간 꺼졌다가 다시 켜진 장면이 다수 시민들에 의해 목격된 것. 현장에 있던 일부 집회참가자들 사이에선 “일부 공무원들도 촛불집회 취지에 공감한 것 같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지난 3일에는 주한 미국대사관 일부 사무실 불빛이 꺼졌다며 미국 대사관이 촛불에 동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며칠 뒤 대사관측은 “주말 촛불집회 1분 소등 행사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이날 정부청사 건물을 비추고 있는 오마이TV 등 카메라에는 일부 사무실 불빛이 잠시 꺼졌다가 다시 켜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때 집회 주최측 사회자는 무대에서 “불끄라! 불끄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에대해 김성호 행정자치부 대변인은 25일 “소등행사에 참가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며 “정부서울청사를 관리하는 행정자치부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세종로 종합청사 건물상단에 레이저로 박근혜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글씨를 띄우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퇴진행동 측은 청사 최 상단 벽면에 ’박근혜 구속, 조기탄핵‘이라는 글자를 레이저로 띄웠다. 글씨는 순간적으로 색깔이 바뀌기도 해 집회 참가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는 마치 미국 올랜도 디즈니랜드에서 신데렐라성 하얀 벽면에 글씨와 그림을 띄우는 레이저쇼와 비슷한 원리다. 퇴진행동 측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념해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특별한 메세지를 띄우고자 준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국 각지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심판 인용, 한국사회 적폐 청산등 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이날 서울 외 지역 10만2000명을 포함해 전국에 70만2000명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서울 외 지역에 오후 7시30분 기준 1만7000명이 모여 전국에 일시점 최다인원 5만3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도 적지 않은 인원을 끌어모으며 맞불집회를 이어갔다. 서울 청계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앞 등 촛불집회 장소 남쪽에 모인 탄핵 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언론과 종북세력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청계광장에 10만명이, 대한문 앞에는 16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일시점 최다인원을 1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이날까지 지난 10월말부터 9차례에 걸쳐 계속돼 온 대통령 퇴진 촉구 주말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 숫자는 연인원 기준으로 서울에서만 711만명, 전국적으로는 약 895만명을 기
[최희석 기자 / 연규욱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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