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농협에 다니는 직원이 인터넷 스포츠도박에 빠져 10억 가까운 은행 돈을 횡령했습니다.
이 돈은, 동료 직원들이 특별 상여급을 반납해 메웠다고 하는데, 과연 자발적이었을까요?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남 양산의 한 지역 농협.
최근 2년 동안 이 은행의 현금인출기 10대에서 9억 6,500만 원이 사라졌습니다.
알고 보니 은행 직원 문 모 씨가 돈을 횡령한 겁니다.
훔친 돈이 현금인출기나 금고에 그대로 있는 것처럼, 전산을 조작해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 인터뷰 : 해당 농협 관계자
- "2~30만 원 빼간다고 기계에서 표시가 안 나잖습니까. 조사하러 가면 돈을 빼면서 보고서를 미리 조작해놓으니까"
문 씨는 이 돈을 사설 스포츠 토토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농협 지점의 53명 직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직원들이 특별 상여금과 사기진작비로 받은 8억1천만 원를 모두 반납했는데, 1인당 적게는 1천만 원, 많게는 4천만 원에 달합니다 .
이 과정에서 직원들로부터 횡령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동의서까지 받아냈습니다.
▶ 인터뷰 : 해당 농협 관계자
- "일부 직원이 건의했지만, 그것으로 안 되니까 전체 직원회의를 하자 해서…"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수사를 하다가) 공모 여부 등이 발견되면 우리가 인지해서 수사할 겁니다."
횡령 피해액을 자체 이익금으로 해결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전가시킨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