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노역'으로 지탄받았던 77살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탈세 혐의 재판에 또다시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2015년 뉴질랜드로 출국한 후 조사에도 불응했던 허 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일단 허 씨의 국외 주소지 등에 공소장을 송달하는 절차를 먼저 밟기로 했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허 씨의 재판은 오늘(25일) 오전 10시 30분 광주지법 302호에서 형사11부(송각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습니다.
허 씨는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허 씨 측은 전날 오전 건강상의 이유로 기일 변경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불허하고 정상적으로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재판부는 통상 피고인이 공소장을 송달받아야 재판 절차 진행이 가능한데, 허 씨의 국내 주소지로 공소장을 보내도 송달되지 않고 수취불명 상태인 점을 지적했습니다.
형사 사건 피고인이 특별한 사유 없이 재판에 불출석하거나 거주지가 불분명할 경우 재판부가 구속영장 발부 등을 통해 강제 구인할 수 있습니다.
변호인은 "재판을 미루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 허 씨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며 "어제 제출한 서류에 뉴질랜드 주소지를 기재했다. 필요하다면 국내송달영수인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측은 "허 씨가 2015년 8월 뉴질랜드로 출국한 후 검찰이 변호인을 통해 수차례 소환 조사를 통보했음에도 불응했고 지난 재판도 한차례 연기 신청을 했다. 허 씨의 태도나 법정 등을 고려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준비 중이다.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변호인은 "허 씨가 향후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에는 동의할 수 없다. 허 씨는 5억 원대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중 4억 원 이상을 이미 변제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허 씨의 막내딸은 "아빠가 부정맥이 심하고 스텐트 시술도 여러 차례 받았다"며 "아빠가 억울해하고 있으며 재판 참여 의지가 강하신 것 같다. 날씨가 풀리고 난 뒤 재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일단 허 씨 측에 공소장을 송달하
송 부장판사는 "필요하면 공소장을 국외송달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 국외 송달은 외국 영사관을 통해 3개월 이상 소요되는 만큼 피고인 측은 국내 송달 영수인과 국외 송달 주소를 모두 제출해달라. 이를 보고 다음 기일을 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