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유재 에넥스 명예회장 |
한국 최초 입식 부엌문화 시대를 열어젖힌 에넥스 창업주 박유재 명예회장이 '팔전구기의 인생드라마 - 부뚜막에서 싱크대로, 세상을 바꾼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자서전을 출간한다고 5일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자서전에 87년 인생과 지금의 에넥스를 일구기까지의 여정을 담아냈다. 특히 8전 9기 위기 극복 스토리가 생생하게 펼쳐져 눈길을 끈다.
박 명예회장은 1934년 충청북도 옥천군 청산면에서 출생했고, 대학 재학 중 무역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스물일곱이던 1961년에는 '웅우상사'를 설립해 무역판매에 나섰고, 1971년 현재 에넥스의 전신인 서일공업사를 설립해 주방가구 제조판매에 뛰어들었다. 이후 1976년 주식회사 '오리표싱크'로 상호를 바꿨으며 1992년 현재의 '에넥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그는 국내 최초로 입식 주방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싱크대는 오리표'라는 CM송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질 만큼 기업을 성장시켰다. 또한 정치에 도전해 충북 보은·옥천·영동 지역구 제11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경영 공백으로 인한 품질 하락, IMF 등의 위기를 맞아 시련을 겪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는 박 명예회장 개인 소유의 부동산을 기증해 회사를 재무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박 명예회장은 "내가 겪어온 수많은 위기와 실패, 극복의 과정을 후배들에게 나눠보려 한다. 그 이야기들 중 하나라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희망이 된다면 내게 크나큰 기쁨이 될 것 같다"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자서전에는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8명의 멘토가 소개된다. 조부님, 고교 동창 정위석씨, 첫 직장 삼중물산의 박진권 사장, 도일사 박영근 사장, 서울대 윤석철 명예교수, 이해원 전 국회의원, 일본 WAKO사의 니시다 야스마루 회장 그리고 고다마 붓다 부처님이다.
또한 박 명예회장은 자신의 자서전이 조금이나마 이 시대 젊은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당장은 성공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실패로 이어질 수 있고, 당장 실패처럼 보이지만 결국 성공을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이건 젊은 사람이건 삶의 굴곡에서 절대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아직 남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과 삶의 지혜를 나누고 또 더 배우면서 살아가는 뜻은 회사와 사회에 필요한 존재가 됨으로써 나의 존재가
끝으로 그는 "63년간 반려로서 내 옆을 지켜 준 아내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며 가족과 이웃, 에넥스 직원들, 고객들을 향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자서전은 3월경 교보문고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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