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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장기화에 학습지 교사 위기

기사입력 2020-02-11 10:10


마스크 쓴 학생들 [사진 = 연합뉴스]
↑ 마스크 쓴 학생들 [사진 =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지혜씨(39)는 일주일 전부터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있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급적 외부 접촉을 줄이기 위해서다. 김씨는 "동네 학원이라지만 다른 지역은 학교 입학식도 미뤘다는 말을 듣고 (학원에) 보내기 께름칙해졌다"며 "학습지 방문교사도 3월 전까지는 오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680곳 안팎이 휴교한 가운데 일부 가정에서는 아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공공 보육기관을 퇴소하고 가정보육을 선택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외부 활동이 많은 학습지 방문교사들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짧게는 2주에서 한 달 정도 쉬기로 한 가정도 하나 둘 증가 추세다.
5세와 6세 자녀를 둔 박미희씨(가명)는 "지난주 내내 가정보육을 했다"며 "확진자가 늘지 않으면 이번 주부터 아이들을 다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이었는데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맘카페 등에는 '등원 안 시킨 지 3주차 인증' 등 자녀를 어린이집·유치원에 등원시키지 않고 집에서 보육하는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어린이집 등을 그만둘 경우 양육수당을 어떻게 받는지 방법을 묻는 글도 많다.
경기도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원비는 그대로 내면서 등원은 안 시키니 비용을 아까워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퇴소신청이 빗발치면서 유치원은 당장 인건비마저 지출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호소했다. 수원의 한 유치원 졸업반에서는 50여명 중 15명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그만 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보육이 학원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경영난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원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원에서는 임대료 등 고정비용 지출이 정해진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수강생이 줄어 난감한 상황이다. 서울 동작구의 한 음악학원 원장은 "평소보다 원생이 15% 이상 줄어 수입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며 "당장 강사 월급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또 (신종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고) 줄어든 원생이 돌아올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교사 급여가 방문 가정의 수에 따라 결정되는 학습지 교사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신종 코로나로 수업을 쉬겠다는 학부모 요청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구몬 등 3개 학습지 교사들이 가입한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은 최근 실태 조사를 통해 학부모들의 환불 요청에 대해 교사가 사비로 환불해주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오수영 학습지 노조 위원장은 "단체협약이 있는 회사는 '지진·태풍 등 자연재해로 취소된 수업료를 교사 개인이 책임지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가 이 기준에 적합한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정보육이 늘고 있지만 맞벌이 가정은 말 그대

로 '보육대란'을 겪고 있다. 친가나 외가에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정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육아 도우미를 구할 때까지 부부가 돌아가며 휴가를 내 아이를 돌보고 있지만 도우미 구하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진한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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