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 쓴 학생들 [사진 = 연합뉴스] |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680곳 안팎이 휴교한 가운데 일부 가정에서는 아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공공 보육기관을 퇴소하고 가정보육을 선택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외부 활동이 많은 학습지 방문교사들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짧게는 2주에서 한 달 정도 쉬기로 한 가정도 하나 둘 증가 추세다.
5세와 6세 자녀를 둔 박미희씨(가명)는 "지난주 내내 가정보육을 했다"며 "확진자가 늘지 않으면 이번 주부터 아이들을 다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이었는데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맘카페 등에는 '등원 안 시킨 지 3주차 인증' 등 자녀를 어린이집·유치원에 등원시키지 않고 집에서 보육하는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어린이집 등을 그만둘 경우 양육수당을 어떻게 받는지 방법을 묻는 글도 많다.
경기도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원비는 그대로 내면서 등원은 안 시키니 비용을 아까워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퇴소신청이 빗발치면서 유치원은 당장 인건비마저 지출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호소했다. 수원의 한 유치원 졸업반에서는 50여명 중 15명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그만 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보육이 학원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경영난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원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원에서는 임대료 등 고정비용 지출이 정해진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수강생이 줄어 난감한 상황이다. 서울 동작구의 한 음악학원 원장은 "평소보다 원생이 15% 이상 줄어 수입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며 "당장 강사 월급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또 (신종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고) 줄어든 원생이 돌아올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교사 급여가 방문 가정의 수에 따라 결정되는 학습지 교사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신종 코로나로 수업을 쉬겠다는 학부모 요청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구몬 등 3개 학습지 교사들이 가입한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은 최근 실태 조사를 통해 학부모들의 환불 요청에 대해 교사가 사비로 환불해주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오수영 학습지 노조 위원장은 "단체협약이 있는 회사는 '지진·태풍 등 자연재해로 취소된 수업료를 교사 개인이 책임지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가 이 기준에 적합한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정보육이 늘고 있지만 맞벌이 가정은 말 그대
[이진한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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