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주가량 미뤄진 대학가 봄학기 개강일이 다가오면서 2주 자율격리 기간을 지키기 위해 중국 유학생들이 속속 국내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국내 대학 중 중국인 학생이 3천839명으로 가장 많은 경희대에는 어제(24일)부터 서울 동대문구 캠퍼스 내 기숙사에 중국 유학생들이 입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태운 이 대학 셔틀버스가 이날 오후 1시 20분쯤 경희대 서울캠퍼스에 도착했습니다. 45인승 버스에는 중국인 유학생 단 한 명만 타 있었습니다.
경희대 관계자는 "중국 유학생들이 24일 하루 총 21명이 기숙사에 올 것으로 파악됐는데, 개별적으로 취소하는 사례도 있어 정확한 인원 파악이 어렵다"며 "하루에 차량을 네차례 운행하는데, 중국 유학생들이 추가로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청도에서 온 유학생 A 씨는 노란 백팩에 회색 여행용 가방 하나를 들고 단출하게 버스에서 내려 하차장 근처에 마련된 간이 진료소에 덤덤한 표정으로 들어갔습니다.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은 간이 진료소에서 A 씨의 체온을 측정하고, 기침이나 목 통증이 있는지, 중국 어디에서 체류했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A 씨의 체온은 정상 수준으로 측정됐습니다.
약 15분 동안 진료 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정된 A 씨는 대학 측이 미리 설치해 둔 붉은 노끈을 따라 앞으로 2주간 머물게 될 기숙사 '세화원'으로 향했습니다.
기숙사 안에는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이 대기하며 들어오는 사생을 맞이했습니다. 기숙사 안에서 추가로 발열 여부 측정과 방역 작업을 거친 뒤 방역복을 입은 교직원이 A 씨가 묵을 방을 안내했습니다.
A 씨처럼 학교가 제공한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기숙사에 입소한 중국 유학생도 5명 있었습니다. 이들도 A 씨와 마찬가지로 기숙사 입소 전 체온 측정과 문진을 받았습니다.
경희대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면서 입국 비행기 편을 취소하고 입국일을 늦추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종종 있다"며 "예상보다 학생들이 적게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희대는 개강일을 2주 미뤄 내달 16일 학기를 시작합니다. 기숙사에 입소한 중국 유학생들은 학생 1명당 화장실이 구비된 기숙사 방 하나를 쓰고, 학교 측이 제공하는 도시락과 생활필수품 등으로
기숙사에 입소하지 않는 나머지 학생들은 국내 거처에서 2주간 자율 격리합니다. 경희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매일 학생들의 건강 상태와 외출 여부 등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그 외에도 한국외대는 모레(27일)부터∼29일, 연세대는 28∼29일 중국 유학생들이 기숙사에 입소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