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돌보미가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로 판명된 가운데, 해당 돌보미가 감염 상태로 이용자 가정에 나흘이나 출근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허술한 관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여가부는 뒤늦게 아이돌보미와 이용자인 가정의 확진자 및 접촉자 발생 현황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25일 여가부에 따르면 경북 김천의료원에서 치료중인 의성 9번 확진자(여·52세)는 여가부 소속 아이돌보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가부는 24일 오전까지도 의성 9번 확진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에도 아이돌보미로 이용자 가정에 계속 출근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의성 9번 확진자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다녀온 뒤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매일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한 가정에 돌보미로 출근했다. 아이돌보미 업무를 담당하는 여가부 산하 의성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24일 오전 기자와 통화에서 "우리 소속 돌보미가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이날 오후 여가부는 "맞다"고 확인했다. 소속 돌보미의 확진 여부가 실시간 파악돼 공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여가부가 파악한 아이돌보미들 중 유증상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및 업무배제된 인원은 총 6명이다. 이 중 확진자는 1명이며 접촉자는 5명이다. 이용자 가정 중 접촉자로 분류돼 서비스 제공이 중단된 곳은 경북 의성이 해당 가정 1곳이다.
확진자가 감염된 상태로 돌보미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부모들은 "감염자가 우리 집에 와 아이를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렵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휴원으로 '돌봄'이 절실한 상황에 정부 서비스의 관리 허점까지 드러나 "어디에 맡겨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서울에서 아이돌봄 서비스를 종종 이용하는 손 모씨(여·40세)는 "맞벌이 가정인데 유치원 휴원으로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하려 했는데 망설여진다"며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곳이 없다"고 말했다.
아이돌보미들 역시 이용자 가정으로 출근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용자 가정 중에서 접촉자나 유증상자가 있는 곳에 대한 현황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아이돌보미로 근무하는 김 모씨(여·53세)는 "이용자 가정으로 여기저기 돌아다
이에 대해 여가부는 "확진자 및 접촉자 발생 현황에 대해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매일 오전 10시 현황을 집계하고, 17개 지자체와 협력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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