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홈패션이 유행했을 때 커튼, 쿠션 만든다고 배웠던 기술을 이렇게 다시 쓰니까 너무 뿌듯해요.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끝나면 좋겠지만 그 전까지라도 지금 만든 면 마스크가 아이들 건강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면마스크 만들기 자원봉사자 김경희씨)
지난 5일 서울 강동구청. 오전 9시가 갓 넘은 이른 시간부터 구청 5층 대강당은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로 가득했다. 강동구 새마을부녀회가 주축이 돼 모인 40여명의 지역 어머니들은 관내 아이들을 위해 면 마스크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최근 한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비위생적 행위를 해 마스크 1만장 이상을 폐기했다는 보도 때문인지 참여자들 모두 마스크를 쓴 채 혹시라도 모를 실수에 조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맞서 봉사활동에 나선 이들의 보람은 신중함 속에서 더욱 빛났다.
면 마스크 만들기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방역 마스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자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6일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은 "보건용 마스크는 기저질환자, 유증상자, 고령자, 의료진 등 필요한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건강한 주민은 면 마스크를 착용하자"고 독려했다. 전날에는 강원 홍천, 경남 고성, 전북 완주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적으로 면 마스크 생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의 면 마스크 만들기 봉사활동은 이 중에서도 가장 앞섰다.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면 마스크 500개를 1차로 만들었다. 2차 활동으로 이달 말까지 2000개를 만들 계획이다. 한상림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장은 "국내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자매결연한 중국 자치구에 전달하려고 했었다"며 "지금은 관내 어린이들과 소외계층을 위한 물량이 부족채 3차 작업으로 1000개를 더 만드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 마스크를 만드는 데 드는 재료비는 강동구청에서 지원한다. 강동구 관계자는 "재료비와 각종 부대비용을 포함해 이번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은 약 1500만원 정도"라며 "면 마스크 개당 단가를 따지면 약 4000원"이라고 설명했다.
면 마스크 제작 과정이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아무도 마스크를 만드는 방법을 몰라 인터넷을 통해 기본 절차를 찾아 독학했던 이들에게 처음 500개를 만드는 여정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한 부녀회장은 "급한 마음에 서두르다보니 재단하다 베이고 재봉틀에 다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며 "지금도 끈 붙이기는 헷갈려서 잘못 붙여 다시 바느질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강동구 새마을부녀회는 다음 주부터 취약계층을 위한 '반찬 만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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