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클럽에서 방역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인스타그램을 캡쳐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 관계가 없음. |
지하 공간인 클럽 내부로 들어서자 가득 들어찬 매캐한 연기와 함께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160㎡(약 48평) 남짓한 대형 무대에선 200여명이 대부분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서로 어깨와 어깨를 부대낄 정도로 밀착해 춤을 추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거나 만나더라도 2m 이상 거리를 두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곳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다. 내부에서 이동하려면 인파를 뚫고 지나야 해 어깨나 팔 등 신체적 접촉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았다.
최근 서울 구로구 콜센터와 동대문구 한 PC방 등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많은 사람이 출입하고 이용하는 '다중밀집시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서울 내 일부 클럽에선 많은 사람들로 여전히 붐볐다. 다수의 클럽들은 임시 휴업을 결정했지만 일부 클럽이 영업을 이어가자 문을 연 클럽으로 손님들이 몰려가는 쏠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찾은 이태원 클럽은 비말(침)로 감염되는 코로나가 퍼지기 쉬운 환경인데도 사람들의 모습은 '코로나 무풍지대'에 온 것처럼 보였다. 클럽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보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이도 턱 아래로 내리고 대화하기 일쑤였다. 클럽 직원들과 음악을 트는 DJ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다 같이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자리에서 뛰며 젊음을 발산하도록 유도했다. 자칫 클럽이 코로나 집단감염의 또다른 뇌관이 될 위험을 그대로 노출한 셈이다.
일부 이용객들은 서로 손을 잡거나 얼굴을 가까이 해 귓말을 하는 등 밀접하게 신체접촉을 했고 각자의 술잔을 나눠 마시며 친밀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클럽을 찾은 김 모씨(22)는 "세 시간째 친구와 놀고 있다. 마스크를 안 써도 면역력이 강하면 코로나19에 안 걸린다니 하니 걱정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태원의 다른 클럽에서 MD(영업직원)로 일하는 A씨는 "이태원에서 문을 연 클럽은 이곳뿐이라 어제와 오늘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는 등 난리가 났다. 긴급하게 연락받고 이 클럽으로 지원 나왔다"고 전했다.
클럽을 즐겨 찾는 이들은 클럽 관계자와 이용자들의 온라인 공간에서 클럽별 영업 방침을 확인하거나 DJ라인업 등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클럽 관계자는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건 사실상 힘들지만 매일 클럽 내 방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번화가인 강남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특히 이곳은 클럽뿐 아니라 술집과 감성주점포차(춤을 출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주점) 등을 찾은 사람들로 떠들썩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임시 휴업했다가 지난 주말 다시 영업을 재개한 클럽 앞에는 50여명에 달하는 긴 대기 줄이 연출됐다. 일부 인원들은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고 담배를 피우거나 대화를 나눴다. 친구 3명과 함께 클럽에 왔다는 김 모씨(25)는 "별 걱정은 안 된다. 그렇게 걱정되면 애초에 밖에 나오지 않았을 거다"며 "어제도 다른 강남 클럽이 문을 열어 놀러갔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기가 잘 되지 않는 클럽은 비말 등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라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장소"라며 "확진자 중 20대가 많은데는 이들의 경각심이 낮기 때문이다. 주변에 감염을 전파할 위험성을 깨닫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시가 클럽 등 장시간 밀접 접촉이 이뤄지는 장소에 영업중단을 권고했고 행정명령까지 경고했지만 일선 구청 관계자들은 해당 클
[박윤균 기자 / 김금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