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국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자신보다 가족의 감염을 더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진희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회장(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10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는 정신건강 관련 주요 이슈 및 향후 대책' 온라인 포럼에서 이런 내용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학회는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성인 1천1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코로나19 상황에서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가족의 감염'이었습니다.
그다음은 '자신의 감염으로 가족이나 타인에게 전염', '자신의 감염으로 인한 직장 및 다른 사람의 피해' 등 본인으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 꼽혔습니다.
'자신의 감염'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은 총 7개 항목 중 6번째 순위에 불과했습니다.
전반적인 우울, 불안 수준은 재난 상황을 고려할 때 정상 범위로 분석됐습니다.
현 회장은 "2018년 선행조사 평균 2.32점과 비교하면 현재 조사는 5.1점이지만 재난 상황에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스트레스 반응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약 20% 정도는 중등도 이상으로 관심이 필요한 불안, 우울 위험군이어서 적극적인 심리방역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지역별로는 대구 사람들이 가장 높은 수준의 불안을 호소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쏟아져 나온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현 회장은 "대구는 이전에 특별히 불안 수준이 높은 지역이 아니었는데 올해 조사에서 매우 큰 상승 폭을 보였다"며 "성별로는 여성이 전 분야에서 불안 수준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평소 활동량이 많은 30∼40대의 우울 수준이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포럼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을 과도
백종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회 위원장(경희대 의대 교수)은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무조건 두려움을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