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클럽·술집 등 유흥시설에서 '슈퍼전파'가 일어나 다시 유행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산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진 전 한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이곳에서 집단감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유흥시설은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이 이뤄진다는 특성상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쉽다. 이용자 대부분이 활동성이 높은 젊은 연령이라는 것도 당국의 고민거리다.
이들이 유흥시설에서 감염되면 가족이나 직장 등에 코로나19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례는 4∼6명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였고, 전날에는 1명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완화되면서 곳곳에서 집단감염 불씨가 살아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클럽, 술집 등 유흥시설은 한두명의 감염자가 수백명에게 코로나19를 옮기는 '슈퍼전파' 사건이 일어나기 쉬운 장소로 꼽힌다.
유흥시설은 대체로 바이러스 전파가 잘 이뤄지는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하에 있는 경우가 많아 환기하기도 어렵다. 이런 공간에 많은 사람이 함께 머물고, 밀접한 접촉이 이뤄지는 것도 코로나19 확산의 위험 요소다.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10대 손님이 방문한 부산의 한 클럽에는 방문 당시 클럽에 48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서울 강남에서는 대형 유흥업소 여종업원이 확진돼 100여명이 접촉자로 분류돼 방역당국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지난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문을 닫았던 유흥시설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있고, 방문을 자제하던 이용자들도 스스럼없이 유흥시설을 찾는 분위기다.
방역당국이 유흥시설 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내놨지만,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람들 간 만남을 위해 찾는 유흥시설에서 '음식을 먹을 때에는 가급적 대화를 하지 않거나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말하기' 등의 지침은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백명의 이용자가 밀려드는 공간에 '탁자 사이 간격을 2m(최소 1m) 이상 두거나 테이블 간에 칸막이 설치' 등도 권고사항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유흥시설 이용 전 이용자들의 발열체크를 하고, 증상이 있는 종사자는 업무에서 즉시 배제하도록 하는 지침도 '무증상 전파'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정은경 중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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