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DEF'
3열, 3열의 비행기 좌석 구조. 대부분 김포-제주간 비행기의 좌석 배열이다. 이게 해외 노선으로 조금 더 확대 된 게 '3열-3열-3열' 혹은 '2열-4열-2열' 구조다. 여행객 입장이라면 3열이나 4열 좌석에 가운데 자리가 늘 꺼려진다. 자칫 장거리라면 화장실 다녀오기 조차 눈치 보이는 구조다.
코로나19 사태가 비행기 좌석에도 '뉴노멀'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 좌석들의 가운데 칸이 텅 빈 채 운영될 조짐이어서다.
아시아타임즈 등 주요 외신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부 외항사들을 중심으로 기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고 있다.
전세계 안전도 1위 항공으로 꼽히는 호주 기반의 콴타스항공이 코로나 사태 확산과 더불어 3열의 좌석 중 가운데 좌석에 대해 기내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예약 자체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버진오스트레일리아,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젯블루, 알래스칸항공, 위즈에어 등 대형사 일부와 중소 외항사들이 속속 이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가운데 좌석을 비운 채 비행기가 오가는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 항공사들은 코로나 사태 확산기인 '당분간'으로 이 '거리두기' 배정 조치 시기를 못박았지만 일각에서는 아예 좌석 구조 자체가 바뀌는 '뉴노멀'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쉽게 말해, 가운데 1열/1열/1열 구조가 되면서 좌석 간격이 넓어지는 묘한 배치가 나오게 되는 셈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3인 가족이 한꺼번에 앉기를 원하거나 혹시라도 가운데 좌석을 원하는 승객들에게는 좌석을 개방한다는 설명이다.
'가운데 좌석 거리두기'로 항공권 값은 일단 상승할 것으로 항공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비행기 대당 손익분기점이 되는 탑승률은 75% 수준이다. 현재 좌석 배치에서 가운데 열을 다 비우게 되면 탑승률은 60%대를 조금 넘게 된다.
자연스럽게 항공권 가격을 높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가운데 좌석의 증발 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접촉 기내 뉴노멀은 이미 확산되고 있다.
델타항공 등 대형사들 중에는 응당 나왔던 기내신문과 함께 잡지 등 간행물 배포를 중단한 곳도 있다. 여기에 기내식 및 음료 제공 서비스 등 마실 물 외의 F&B 서비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가 폐쇄적이었던 기내 문화까지 바꿔놓고 있다"며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트렌드가 기내에도 자리잡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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