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11일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한국에서 확진 사례 나와 많은 접촉자 추적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국은 재발을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독일과 함께 한국을 코로나19 대응 모범국으로 꼽은 것은 것이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연일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확진자가 전국 단위로 퍼져 있는데다 이동 반경이 넓은 젊은층이 많아 확산 규모와 속도가 심각해질 수 있다. 젊은층은 감염됐다고 해도 무증상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조용한 전파자'가 될 수 있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람 중 3000명여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이들은 언제든지 '2차 확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이태원 클럽에서 퍼진 시한폭탄이 전국에 설치돼 있는 것과 같다. 방역당국이 극도로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우리 K방역이 신천지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던 첫 걸음은 빨리 환자를 찾아내 진단하고 증상에 따라 적절하게 치료하는 시스템에 있었다. 이태원 클럽 감염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면 되는데 문제는 첫 단계부터 난관에 봉착했다는 사실이다. 검사를 받아야 할 대상자 중에 신분 노출을 꺼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성소수자가 자주 찾는 시설이 포함돼 있는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클럽을 방문했다는 비난을 받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방역당국이 자진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익명성 보장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1차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지 못하면 방역은 더욱 힘들어진다. 이미 2, 3차 감염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천지에 이어 두 번째 시험대에 오른 K방역이 성공하려면 앞으로 일주일 안에 승부를 내야 한다.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힘만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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