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방문으로 피해를 보신 고객님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5월 19일 방역은 완료했으며 전 직원 2주 자가격리 후 밝은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20일) 경기도 안양의 최대번화가로 일명 '1번가'로 불리는 안양역 인근의 일본식 주점 '자쿠와'의 굳게 닫힌 출입문 앞에는 이러한 문구가 적힌 A4용지가 나붙었습니다.
이 주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용인 73번 확진자(26·남성·안양시 거주)와 이태원 클럽 방문 이력이 있는 군포 33번 확진자(20대 남성)가 최근 수시로 방문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폐쇄 조처됐습니다.
그러나 이미 이 2명과 접촉한 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보건당국은 자쿠와가 이들의 감염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닫힌 출입문 안으로 들여다보이는 자쿠와의 내부는 전형적인 룸 형태의 일본식 주점이었습니다.
건물 크기로 추산해봤을 때 2∼6명이 앉을 수 있는 소규모 룸이 10여개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내부 구조는 각 룸의 손님 간 비말 전파 가능성을 높이는 데다 종업원을 통한 다른 룸으로의 전파 가능성도 있어 보건당국은 자쿠와 발 추가 확진자 발생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선 현재까지 군포 33번 확진자와 지난 15일 자쿠와에서 함께 술을 마신 28세 남성(안성 3번 확진자)과 이보다 하루 전인 14일 자쿠와에서 군포 33번, 용인 73번 확진자와 모임을 가졌던 20대 남성(수원 55번 확진자)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밖에 안양 27번(27·남)·28번(25·남) 확진자까지 서로 친구 또는 지인 사이인 이들 6명은 자쿠와를 비롯한 안양 지역에서 동시에 모이거나 삼삼오오 개별적으로 만나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를 불러온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자쿠와와 내부 구조가 비슷한 노래연습장을 중심으로 감염 전파 양상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은 이들 외 자쿠와를 다녀간 시민들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군포 33번 등 확진자들이 자쿠와를 방문한 시간대는 ▲지난 3일 오후 11시∼4일 오전 4시 ▲14일 오후 8∼11시 30분 ▲15일 오후 7∼12시 ▲17일 오후 6시 30분∼18일 오전 3시 등으로 현재까지 비슷한 시간대에 자쿠와를 방문했거나 인근에 있었다며 보건당국에 신고한 시민은 450여명에 이릅니다.
자쿠와가 있는 건물은 6층짜리로 2층의 자쿠와 외에 편의점과 오락실, 고시텔, 멀티방 등이 입점해있고 이 건물 앞으로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1번가 공원이 있어 자쿠와와 관련, 보건당국에 신고·상담하는 시민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이 주변에서 만난 23살 김모 씨는 "자쿠와는 클럽이나 헌팅포차 같은 곳에 갔다가 2차로 많이 찾는 술집"이라며 "문을 연 지 오래되지 않아서 장사가 잘되는 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23살 이모 씨는 "룸으로 되어 있는 술집이어서 보통 같이 온 일행끼리 술을 마시지
안양시 관계자는 "자쿠와와 관련해 보건소에 신고한 시민 450여명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동통신사와 신용카드사 등의 협조를 얻어 해당 시간대에 자쿠와를 중심으로 반경 2㎞ 이내에 있었던 시민들의 소재도 파악해 검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