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의 2차 기자회견 이후 이 할머니의 폭로를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관했다는 가짜뉴스와 음모론 등이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커뮤니티에 등장하고 있다. 30년간 참아온 울분을 토해낸 이 할머니의 고백에 "배가 아파서 그렇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도 나오고 있다. 주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대)'와 이 단체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옹호하는 이들이 올린 내용이다.
26일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선 '이용수 활동가한테 작업 들어간 증거'라는 글이 인기를 얻었다. 보수 유튜브 채널에 종종 등장하는 한 남성이 기자회견장에 등장해 테이블을 정리하고, 이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는 등 회견을 주도했다는 내용이었다.
오후 3시 기준 이 게시글은 조회수 4만3700여뷰를 기록했고 댓글은 220여개가 달렸다. 댓글 중엔 해당 영상 내용만으론 이 할머니와 특정 보수단체가 연계됐다고 주장하는 건 지나친 억측이라는 반박도 달렸지만 동조하는 의견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이 할머니의 폭로를 곽 의원이 주도했다는 황당한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주장의 근거로 "기자회견장에 휠체어를 밀고 들어온 사람이 곽 의원"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열리던 시각 곽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언론사와 인터뷰 중이었다. 곽 의원으로 오해를 받은 이는 민주당 소속 임대윤 전 대구시장 후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진보 성향 커뮤니티를 중심으론 이날 김어준씨가 본인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언급한 '배후설' 발언을 집중 조명하며 "김어준만 옳은 소리를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30년간 위안부 문제만 집중한 단체에 '왜 위안부를 끌어다가 이용했냐'는 것은 뜬금없는 얘기"라며 "누군가가 자신들 입장을 반영한 왜곡된 정보를 할머니께 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 이 할머니가 얘기한 건 최용상 평화당 대표 주장과 비슷하다"며 "(기자회견문을 보면) 이 할머니가 직접 쓴 게 아닌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졌다. 특히 이 할머니가 과거 2012년 총선 당시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신청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할머니의 욕망과 개인적인 서운함으로 이번 폭로가 이어졌다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이용수씨의 욕망'이란 글이 올라와 100여개의 추천을 받는 등 호응을 얻었다. 글쓴이는 "개인적인 갈등을 30년간 자신들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한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뒤통수치냐. 비례대표 신청해서 공천 탈락했는데 윤미향이 비례대표 당선되니까 배아프냐"며 "위안부가 무슨 벼슬도 아니고 적당히 해야지"라고 적었다. 같은 커뮤니티에서는 이 할머니가 돈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글도 올라왔다. 2017년에 정의연대로부터 1억원을 받았지만 안 받았다고 거짓말하다가 영수증을 공개하니까 입을 닫았단 설명이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이 할머니가 지난 2015년 한 보수성향 언론매체와 인터뷰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할머니의 정치적 성향을 의심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할머니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자 진보성향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이 할머니에 대한 표현에 조심하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커뮤니티에선 "할머니 발언에 대한 불만이나 안타까움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조롱이나 비아냥으
[박윤균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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