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 최희석 경비원 갑질 사태로 경비원의 처우에 관한 관심이 뜨거웠죠.
그런데 아파트뿐 아니라 은행에서 일하는 경비원들도 부당한 업무지시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지점장 차량 청소는 물론, 고객인 척 전표를 대리작성하는 일까지 말이죠.
심가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은행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A 씨는 객장 내 경비에 제대로 집중해 본 적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출근과 동시에 쏟아지는 경비와는 관련 없는 업무 지시 때문입니다.
▶ 인터뷰 : A 씨 / 은행 경비원
- "거래처에 달력을 나눠 주러 간다든가 지점장님 차를 청소시킨다든가. (실수하면) 고객들 앞에서 '야 너 일로 와 봐, 이거 뭐가 틀렸느냐, 일한 지 얼마나 됐어'…."
은행 서류 처리도 이제는 익숙해졌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은행 경비원
- "고객이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 하는데 (안 오니) 경비원이 옷을 따로 갈아입고 와서 (고객인 척) 해라…. 손님 전표에 금액도 써주고 서명도 해주고."
비슷한 일을 겪은 건 한두 명이 아닙니다.
▶ 인터뷰(☎) : B 씨 / 은행 경비원
- "(지점장이) 차에 커피를 쏟았는데, 저보고 그것 좀 털어라. 자기 아들 군대 가 있어서 택배 보내야 하는데 과자나 상자 좀 구해 와라…."
고객 만족 분야까지 항목별로 평가받기도 하는데, 전문가들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최종연 / 변호사
- "CS(고객응대) 업무, 전표 작성처럼 은행원을 보조하는 업무는 경비 업무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그 부분에 한해서 근로계약서도 무효…."
하지만 용역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고용 불안에 제대로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업계에선 불법 지시를 근절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해명합니다.
▶ 인터뷰(☎) : 시중 은행 관계자
- "(용역업체가) 경비 일지도 확인을 하고, 애로 사항 같은 걸 매주 체크를 한다고 해요. 해당 영업점장에게 전달을 하죠."
객장 내 안전을 도맡는 은행 경비원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