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 주말, 수도권이 낮 최고 기온 30도 안팎으로 달아올랐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왕성한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이틀 연속 일일 확진자수가 50명대를 이어가며 온도와 습도에 취약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활동이 여름철엔 감소할 것이란 항간의 관측도 빗나가고 있다.
'이태원 클럽' '학원강사' '코인노래방' '돌잔치'에 이어 '쿠팡 물류센터' '개척교회' '노인 생활용품 판매업체' '탁구클럽' 등으로 집단 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확산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공항 입국장에 근무하는 세관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아직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천공항에서 나온 첫 확진자여서 방역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57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1만1776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8일 79명까지 치솟은 뒤 이후 58명→39명→27명 등으로 감소했지만 이달 들어 수도권 교회 소모임 집단 감염 여파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일 35명을 시작으로 38명→49명→39명→39명 등 닷새 연속 30∼40명대를 보였으나 서울 관악구 노인 생활용품 판매업체인 리치웨이와 서울 양천구 탁구장이 새로운 확산 고리로 등장하면서 전날 50명대로 다시 늘었다.
5월 황금연휴를 틈타 '이태원발'로 재점화된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수도권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날 신규확진자중 지역발생으로 분류된 53명중 52명이 서울(27), 경기(19), 인천(6) 거주자다. 최근 새로운 집단 감염 장소로 등장한 서울시 리치웨이와 탁구클럽, 경기도 용인시 교회 모임 등에서 많이 나왔다.
서울에서는 양천구 탁구장 관련 확진자가 10명 늘어 누적환자가 16명으로 확대됐다. 경기도 고양시 일단동구에 사는 60대 남성, 김포시에 사는 60대 남성도 양천구 목동 탁구클럽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도 5명이 추가돼 27명으로 불어났다. 서울 총 누적 확진자는 974명으로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용인시 큰나무교회, 군포·안양 목회자 모임, 수원 동부교회(쿠팡 물류센터 관련) 등 교회 모임 관련자, 부천 쿠팡물류센터, 리치웨이 관련 환자도 추가로 발생했다.
큰나무교회 50대 목사와 40대 아내, 10대 아들 등 3명이 확진됐고, 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 교회 50대 신도 부부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시흥시에선 지난달 31일 확진 환자가 발생한 코카콜라 안양사업장 노동자(용인 형제 관련)와 접촉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에선 옹진군청, 부평구청 직원에 이어 미추홀구청에서도 관내 교회 등지에 코로나19 방역 활동 지원을 갔던 40대 공무원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근무하는 인천본부세관 직원(55)이 확진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제1여객터미널 내 여행자 휴대품 검사관실에서 근무해온 이 직원은 지난달 31일 몸살감기 증상을 보이다 지난 5일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CCTV 화면 등을 확보해 이 직원의 동선과 접촉자를 추적하고 동료 등에 대한 검체 조사에 착수했다.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는 "확진자와 함께 관사를 쓴 동료 직원, 접촉자중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천본부세관과 인천공항은 확진자가 근무했던 제1여객터미널 동편 세관구역을 6일부터 폐쇄하고 서편만 운영하고 있다.
이외 인천에서는 부평 소재 교회 관련 환자, 쿠팡 물류센터 확진 환자,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를 통한 'n차' 감염도 잇따랐다.
특히 수도권 리치웨이 감염자의 경우 대부분 고위험군인 고령층이어서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고령자의 경우 창문이 없거나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장소에는 방문하지 말고 이런 장소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모임은 가급적 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종교시설에 대해서도 "밀집해 대화하거나 찬송, 식사를 함께하는 등 침방울(비말)로 인한 전파 우려가 큰 소모임을 취소·연기하고 되도록 비대면으로 전환해 달라"고 했다.
코로나19 기세가 꺾이지 않자 수도권 지자체들 조기 종식을 위해 다양한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날 종료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운영자제 권고 및 방역수칙 준수 명령을 연장했다. 명령 기간도 '별도 해제시'라고 밝혀 사실상 '무기한 연장'이란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고강도 점검을 통해 위반이 발견되면 고발조치는 물론 손해배상 청구 등 엄중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10인 이상 업체에 코로나19 집단 검사비 절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10인 미만 사업장도 인근 사업장과 연계해 신청하면 가능하다. 신청은 31개 시군 기업지원 부서에 오는 12일까지 가능하며 경기도의료원에서 검사일자, 시간, 장소 등을 정해 방문 진단검사를 한다. 신청기업에게는 풀링검사 비용(7만5000원)의 50%에 해당하는 3만7500원(검체 1건, 최대 5인)을 지원한다.
기업입장에서는 개별 검사를 하든, 다수를 한번에 검사하든 검체 1건당 절반의 검사비를 부담해
풀링검사는 코로나19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5명의 검체를 섞어 동시에 검사하는 방식으로 양성 그룹에 대한 2차 개별 검사도 지원한다. 음성그룹에 대해서는 재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여러명의 검사를 최단 시간에 마칠 수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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