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한 우리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9일 통영 홍도 인근 해상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구조 활동을 벌이다가 사망한 정호종(34) 경장의 영결식이 통영시 통영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葬으로 열린 이날 영결식에는 갑작스런 이별을 맞이한 가족과 동료들이 마지막으로 정 경장을 배웅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러내렸다.
구자영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조사를 통해 "비록 짧은 생이었지만, 가장 빛나고 보람 있는 생이었기에 당신의 삶은 헛되지 않았다"며 "당신과 함께해서 우리는 참으로 행복했다"고 애도했다. 특히 정경장의 어머니는 오는 13일 정 경장이 생일을 앞두고 변을 당한 아들의 죽음에 슬픔이 가득했다. 가족들도 정 경장의 생전 구조활동 영상이 재생되자 곳곳에서 흐느끼며 오열했다.
동료들도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정 경장의 동기인 박인규 순경은 품에 안은 정 경장의 영정사진을 연신 쓰다듬으며 눈물을 참았다. 또 정경장의 다른 동기인 반윤혁 순경은 "남겨진 우리들 몫은 슬픔과 눈물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헌신과 불굴의 정신을 본받아 사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영결식에서 해경은 정 경장을 순경에서 1단계 특진 임명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생을 졸업한 정 경장은 지난해 1월 고향인 거제에 근무지를 발령받아 구조거점 파출소인 장승포파출소에서 근무했다. 매사 적극적인 성격인 정 경장은 특히 해난 구조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역할을 수행해왔다. 지난 6일 사고 당일에도 정 경장은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투입돼 구조활동을 펼쳤으나 당시 높은 파고로 인해 탈출하지 못했다. 그는 동굴 안에서 파도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다 심한 탈수 증세를 보였으며 다음날인 7일 오전 1시께 너울성 파도에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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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고립된 다이버 2명과 함께 구조에 나선 나머지 해양경찰관 2명은 고립 11시간여만인 오전 1시 51분께 무사히 구조됐다.
[통영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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