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정식 발매된 인기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라오어2)'가 '정치적 올바름' 논란에 휩싸이며 출시 3일 만에 제품이 중고매물로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발매 당일 오프라인 매장에서 1시간 이상 대기해야 구매할 수 있었던 인기가 무색한 모습이다.
글로벌 게임 개발사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제작한 '라오어2'는 2020년 출시 게임 중 최대 기대작으로 꼽혔다. 실제 국내 발매 당일인 19일에는 스포일러를 피해 빠르게 플레이하려고 휴가를 낸 직장인까지 몰리며 인파를 이뤘다. 이같은 인기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영국 시장에서는 출시 첫 주 만에 약 19만5000장이 팔리며 역대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 중 출시 첫 주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제품의 정식 발매 이후 '라오어2'는 주요 게임 커뮤니티에서 팬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게임의 스토리가 전편과 이어지지 않고 페미니즘, 성소수자 문제 등을 언급하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지나치게 휘둘리면서 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게임 이용자들은 이야기 전개와 무관하게 여자 주인공 '엘리'의 동성애 장면이 삽입됐고, 극중 설정과 무관하게 성적 다양성을 뜻하는 무지개 표식이 쓰여 몰입이 어렵다고 반응했다. "PC충이 명작을 망쳤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PC충이란 정치적 올바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이들을 비하하는 신조어다.
지난 21일에는 영화평론가 허지웅씨가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편의 주인공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이들을 모욕하고 깔보고 조종하며 설교한다. 요컨대 교조적이다"고 써 팬들로부터 공감을 받기도 했다.
정치적 올바름과 문화 콘텐츠의 상관관계를 두고 벌어진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개봉한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 스타워즈 시리즈 최초로 아시아계 여성으로 출연한 배우 켈리 마리 트랜은 '시리즈의 전통을 훼손했다'는 원작팬들의 심각한 '댓글 테러'에 시달리기도 했다. 디즈니가 실사 영화로 준비 중인 '인어공주'에서는 여자 주인공 애리얼 역에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해 논란에 휩싸였다.
게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콘텐츠가 정식 발매된 지 3일 만에 제품을 중고매물로 내놓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들은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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