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일주일 넘게 이어진 장마는 오는 13일 이후에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건조한 공기의 정도에 따라 장마 종료 시기가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은 10일 이후 장마철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북한지방으로 북상하는 4~5일 전반에 비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겠다"면서도 "정체전선이 다시 남하하는 5일 후반부터 비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와 우리나라 북쪽의 건조공기 강도에 따라 중부지방의 장마철 종료 시기가 매우 유동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경기, 강원 영서 등 중부지방에 장마가 이어지는 이유는 현재 이 지역에 위치한 정체전선에 남쪽에서 유입되는 많은 양의 수증기가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공기와 부딪히면서 강한 비구름대가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기상청은 2~5일 나흘간 서울·경기도와 강원영서, 충청북부 예상 누적강수량을 100~300㎜, 최대 500㎜로 예상했다. 여기에 중국 남동해안을 향해 이동 중인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의 영향으로 5일 이후 비의 강도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최근 산사태와 지반침하 등이 중부지방에서 나타난 것은 최근 일주일동안 매우 많은 비가 쏟아져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추가적으로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100~5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하천과 계곡의 물이 많이 불어나 있고 지반도 매우 약해진 상태"라면서 "추가적으로 매우 많은 비와 강한 비가 내리면서 산사태와 축대붕괴, 농경지·지하차도·저지대 침수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3일 오후 2시까지 최근 사흘간만해도 수도권에는 최대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 기간 서울 도봉에는 200㎜ 비가 내렸고 경기 남부에서는 안성 368.5㎜, 용인 320.5㎜, 이천 304.0㎜ 등 300㎜가 넘는 누적강수량을 기록했다. 강원도에도 철원 287.5㎜, 춘천 271.5㎜, 화천 239.0㎜ 등 폭우가 쏟아졌고 충북에도 단양 303.0㎜, 제천 294.0㎜, 충주 222.5㎜의 비가 내렸다. 특히 현재 한반도에 형성된 정체전선은 강수집중구역이 남북 50㎞이내로 매우 좁아 지역 간의 강수량 차이가 매우 크고 한 곳에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
앞으로도 폭우로 인한 산사태 등 지반 붕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5일까지 정체전선의 영향을 직접 받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올 전
한편 지난 1일 오후 9시에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59㎞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하구핏은 4일 새벽 중국 남동해안에 상륙하고 이후 지면과의 마찰로 인해 약화될 전망이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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