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장마가 예상되면서 전국 각지에 폭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는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49일째 이어지며 역대 가장 길었고 남부지방은 6월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38일간 지속됐다.
남부지방과 함께 장마가 시작한 중부지방은 41일째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3일 오후 4시까지 서울·경기도에는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1∼2일 집중호우로 인해 이날 오전 6시까지 6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은 폭우로 70여명이 사망했고 중국 역시 남부지역에 두달째 이어지는 홍수로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인구와 비슷한 5000만명 이상의 수재민이 나왔다.
중국 역시 남부지역에서 두 달째 이어지는 홍수로 수재민이 지난달 말 기준 5천만명을 넘어섰고, 중국에서 가장 긴 창장(長江·양쯔강) 유역 홍수통제에 핵심역할을 하는 싼샤(三峽)댐이 연일 높은 수위를 기록하고 있어 댐의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당초 역대급 무더위를 전망했던 기상청의 예보와 달리 폭우를 동반한 긴 장마가 한반도를 비롯해 일본, 중국을 덮친 이유는 뭘까?
올해 한·중·일 폭우는 북극과 러시아 북부 동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이상 고온 현상과 연관이 깊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올라가 일종의 '반사경' 역할을 했던 북극 빙하와 눈이 녹고 지면이 드러나면서 햇빛을 받아들이는 '흡수판'이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따뜻한 공기가 쌓이면서 공기가 정체돼(블로킹 현상)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던 찬 기류가 남북으로 움직이며 한국·중국·일본으로 밀려왔다.
나카키타 에이이치 교토대 수문기상학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높은 수온과 기온이 수증기를 늘리면서 기록적인 폭우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최근의 호우는 온난화 영향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기상학자 쑹롄춘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 기상이변이 기후변화에 의해 직접적으로 발생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구온난화는 기상이변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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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어난 물에 잠긴 한강 잠수교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수도권 일대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높아진 3일 오후 서울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가 물에 잠겨 있다. 2020.8.3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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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포가 아니라 진입교량 입니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200㎜에 가까운 집중폭우가 쏟아진 3일 강원 춘천시 서면 방동리의 한 캠핑장 진입 교량이 불어 난 물에 잠겨 마치 폭포를 연상케 하고 있다. 2020.8.3 j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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