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이어지는 물폭탄으로 광주·전남이 쑥대밭이 됐다.
산사태 등으로 사망자가 속출했고 강, 하천, 호수가 범람하고 있다.
열차는 멈춰섰고 도심과 농경지 곳곳이 물바다가 됐다.
8일 방재 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8시 29분께 곡성군 오산면 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려 주택 5채를 덮쳤다.
한데 모여 있는 3채에서 3명이 숨졌고 다른 주택에서도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8일 오전 4시 11분께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서는 주택이 무너졌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소방대원들은 당시 집안에 2명이 머물렀던 것으로 보고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오전 5시께에는 담양군 금성면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집 안에 있던 7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폭우로 약해진 지반 탓에 전봇대가 넘어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담양군은 파악했다. 오전 4시께 담양군 봉산면 한 하천에서는 8세 여자 어린이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이 어린이는 폭우로 침수된 집을 빠져나와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전남 구례와 곡성에 걸쳐 흐르는 섬진강이 제방을 넘어서 주변 농경지가 물바다로 변했다.
담양군 광주호도 오전 5시 50분을 기해 물이 넘쳐흐르면서 주변 접근이 통제되고 있다.
호남의 젖줄인 영산강 곳곳에서도 수위가 한계치를 향해 오르고 있다.
구례 서시천에서는 둑이 무너졌으며 장성 황룡강 단광천도 범람해 인근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했다.
광주 도심을 흐르는 광주천도 범람 직전까지 갔다가 수위가 다소 낮아졌지만 그치지 않은 장대비에 안심한 수 없는 상황이다.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 KTX와 일반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한국철도(코레일)에 따르면 동산∼전주 구간 선로 침수와 곡성∼압록역 구간 교량 수위 상승으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전라선 모든 열차(KTX, 새마을, 무궁화호)는 용산역에서 익산역까지만 운행한다.
전날부터 이틀 동안 이어진 폭우로 광주와 전남에서는 송정∼순천, 순천∼목포, 순천∼장성 간 등 3개 구간에서 5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광주 지하철도 평동역 일대 도로 침수로 노선을 단축했다.
광주와 전남, 도심과 외곽 할 것 없이 전역이 물바다로 변했다.
광주에서만 이틀간 58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도로 187곳이 침수되는 등 196개 공공시설, 387개 사유시설이 피해를 봤다.
주택 182채를 비롯해 하수도(60), 석축 옹벽(10), 농경지(26) 등도 속절없이 망가졌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이틀간
기상청은 광주·전남에 50∼150mm, 많은 곳은 250mm 비가 더 내리고 9일 오전(남해안은 오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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