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틀 100명대를 넘어서며 방역 대응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특히 서울과 경기지역의 감염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15일 광복절 당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까지 열리면서 광복절 사흘 연휴(15∼17일)가 코로나19 유행의 기폭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66명입니다. 14일(103명)에 이어 또다시 100명대를 기록했습니다. 이틀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는 무려 269명에 달합니다.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귀국한 우리 근로자와 부산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의 선원들이 한꺼번에 무더기로 확진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일시적으로 100명대를 넘어선 적이 있지만,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말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보면 해외유입 11명을 제외한 155명이 지역사회 내에서 발생했습니다.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올해 3월 11일(239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72명, 경기 67명, 인천 6명 등 수도권에서만 무려 145명(지역발생 확진자의 93.5%)이 나왔습니다. 이에 수도권의 빠른 확산세가 자칫 전국적 '대유행'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방역당국 역시 수도권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이후 발생한 서울·경기지역 확진자는 일별로 25명→16명→13명→32명→41명→69명→139명을 기록해 연일 감염 규모가 커지고 있고, 감염 시설이나 장소도 교회, 대형 상가, 식당, 사무실, 학교, 마을행사 등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5∼6월 이태원 클럽이나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했을 당시엔 감염 시설이나 활동을 특정할 수 있었지만, 최근엔 여러 곳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 접촉자 추적 등 역학조사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서울·경기에서 하루 만에 확진자 수가 배로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규모 집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라며 "지금의 유행 확산세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고 거리두기 참여 강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큰 위험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방대본은 무증상 혹은 경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감염경로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서울·경기지역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를 언급하면서 "당분간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리라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연휴 3일은 마스크를 벗는 행동을 줄이고 외출·모임을 자제하는 한편,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