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무더기로 확산하면서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오늘(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오늘(25일)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총 3천175명입니다.
감염원으로 분류하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이 누적 857명으로 가장 많고, 광화문집회(176명), 충남 천안시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10명), 전남 순천시 홈플러스 푸드코트(25명) 순입니다.
방대본도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 등 기존 집단감염 사례와 관련해 광범위한 진단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당분간은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료현장에서는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인력과 장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치료 병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통계를 보면 최근 발생한 신규 확진자의 84% 정도는 경증·무증상 상태여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고, 나머지는 의료기관에 입원했습니다.
중환자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었는데 지난 18일 이후의 위·중증환자는 일별로 9명→12명→12명→18명→25명→30명→32명을 기록해 일주일새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2주간(9∼22일) 신규 확진자 중 60대 이상이 31.7%를 차지하면서 직전 2주(20.7%)보다 크게 높아져 중환자 발생 위험은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도 이런 위험성을 우려한 듯 전날 브리핑에서 "제일 두려운 것은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시스템이 붕괴된다면 코로나19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환자들의 진료에도 큰 차질이 발생해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정부는 지금 당장의 병상 상황은 아직 여유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따르면 그제(23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병상은 전국에 125개, 수도권에 69개(서울63개·인천 3개·경기 3개)가 비어있습니다.
하지만 의료계는 단순히 병상 수가 아니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 등을 함께 고려해 치료 가능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점을 두루 고려해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전날 파악한 수도권 중환자 입원 가능 병상은 5개에 불과했습니다.
홍석경 대한중환자의학회 총무이사(코로나19 대응팀)는 "단순히 빈 공간이 아니라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력까지 고려했을 때 당장 환자를 받을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그런 기준으로 보면 23일 수도권에는 5개 병상이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망률과도 직결될 수 있는 중환자 치료에는 많은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미리 충분히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홍성진 전 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코로나19 2차 대유행 대비 긴급좌담회'에서 "중환자실 20병상을 운영하려면 의사가 최소 16명, 간호사는 그 10배인 160명이 있어야 한다"며 "겪어보니 병상
그는 이어 "그동안은 중환자 수가 적어 거점병원과 공공병원에서 산발적으로 치료했지만, 최근에는 환자가 급증해 (앞으로) 중환자도 100명 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도 각 병원에 연락해 중환자실을 확보하려고 있는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