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의 한 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3학년 장 모양은 "어제(25일)가 수능 100일 전이었다"며 "공부에만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데 뉴스 확인하고 어이가 없어 친구와 얘기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겼다. 고3은 사람도 아니냐"고 한탄했다.
26일부터 고3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모든 학년의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되면서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걱정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등교했다가 혹시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그동안 쌓은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합동 브리핑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수도권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는 26일부터 내달 11일까지 등교 수업을 하지 않고 전면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다만 고3의 경우, 대학 입시 등 진로·진학 준비를 위해 대면 등교 수업이 필요하기에 원격 수업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했다.
이 같은 결정에 고3 수험생들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반응이다.
수험생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한 누리꾼(rnld****)은 "1학기야 내신이 급하니까 그렇다 치고, 자소서 수정은 '줌'(zoom)으로, 상담은 전화로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수시 끝난 애들도 있어서 면학 분위기도 별로일 거다. 정시생이라면 집에서 자습하면 되는데 왜 굳이 학교에 가야 하느냐"며 "애초에 고3의 실상을 알았으면 예전부터 3학년 2학기는 자율 등교시켰을 것이다. 결국, 탁상공론"이라고 이번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고3 등교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거나 수험생 중 확진자가 발생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등교를 중지해주세요(고3 청원글)"라는 제목의 글이 등장했다. 자신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수능시험이 오늘부로 100일 남았음에도 이 글을 작성하는 것은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한 확산세가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학교는 지역사회 감염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이어 "등교는 학생들 간의 코로나19 확산을 더욱 부추기는 행위"이기에 "학생들의 안전과 지역사회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등교 중지는 꼭 필요한 조치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26일 오후 1시 기준 3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일각에서는 "등교는 하되 오전 수업만 하는 것은 어떠냐"(galw****), "전원 등교 대신 상담이나 자소서 도움이 필요한 인원만 하루에 2,3명씩만 등교시키자"(wul****) 등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유 부총리는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이번 주 내 3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고3의 등교는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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