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적인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가 오늘(27일) 한반도를 훑고 북상하면서 많은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선을 덮쳐 곳곳이 암전되는가 하면 대형 간판과 상가 출입문이 떨어지고 도로가 움푹 꺼졌습니다.
시속 38㎞로 북상 중인 태풍 바비는 충남 서해를 지나 계속 북동진 중입니다. 태안 북격렬비도에서는 순간 최대 풍속 초속 44.2m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오전 5시쯤 인천 앞바다를 지날 것으로 예보되면서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입니다.
당국은 날이 밝는 대로 태풍에 따른 피해 조사와 복구에 나설 계획입니다.
태풍의 첫 영향권에 들었던 제주에서는 강풍에 따른 크고 작은 사고로 144건의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제주시 도남동 르노삼성자동차 제주연북로지점 건물 앞에 세워진 대형 입간판이 흔들려 이를 떼어낸 뒤 도로에 눕히는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그사이 맞은편 도로 3차로를 달리던 차량 2대가 미처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제주공항에서 도청 방면으로 가는 제주시 연동의 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떨어지고, 제주시 아라2동의 한 도로에는 가로등이 꺾여 도로를 덮쳤습니다.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아파트 외벽 마감재가 강풍에 뜯겨져 아파트 인근에 주차됐던 차량이 파손됐으며 제주시 도련1동 도련사거리 인근 도로에 지름 약 27㎝ 크기의 땅 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해 안전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제주시 해안동과 서귀포시 대정읍 등의 887가구는 정전 피해도 겪었습니다.
태풍이 휩쓸고 간 전남에서도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전남소방본부에는 전날 오후 9시 현재 61건, 광주소방본부에는 27건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오후 6시 50분쯤 영암군 삼호읍의 한 주유소에서 대형 간판이 떨어졌고 오후 8시 19분쯤 해남군 해남읍 한 아파트에서 강풍에 출입문이 떨어졌습니다.
쓰러진 가로수 등이 전선을 건드리면서 전남 신안의 127가구와 광주 북구 문흥동 일대의 2천100여 가구가 정전되기도 했습니다.
오후 8시 30분쯤 광주 서구 풍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 도시철도 2호선 공사 구간에서 발생한 싱크홀로 차량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전북에서도 오후 9시 20분쯤 남원시 향교동 한 모텔 간판이 강풍에 떨어져 주차된 차량 2대가 파손되는 등 5건의 피해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습니다.
한반도가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하늘길과 뱃길은 여전히 통제 중입니다.
제주에서는 우수영·목포·녹동·완도·부산·가파도(마라도) 등을 잇는 제주 기점 9개 항로 15척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습니다.
전날 오전 6시 30분 제주에서 김포로 출발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OZ8900을 시작으로 제주를 오갈 예정이었던 항공기도 모두 결항했습니다.
전남 목포·여수·완도·고흥 등의 54개 항로 69척의 운항도 멈췄으며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 여수공항의 항공편도 결항했습니다.
오후 5시 이후 경전선 광주송정∼순천역 구간과 오후 6시 이후 호남선 광주송정∼목포역 구간 열차 운행 역시 중지됐습니다.
장항선 용산∼익산역 전 구간은 오후 6시부터 중단됐습니다.
강풍 피해를 우려해 국내 4번째 규모의 해상 교량인 신안 천사대교(길이 7.2km) 통행도 오후 7시부터 제한했습니다.
충남 보령과 태안을 연결하는 원산∼안면대교와 태안 근흥의 신진대교 통행도 오후 9시부터 전면 금지됐습니다.
전북에서도 격포∼위도, 군산∼개야도, 군산∼어청도, 장자도∼말도 등 4개 항로가 통제되고 12개 국립·도립·군립공원의 130개 탐방로 출입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 진료소 28곳도 강풍 피해를 염려해 철거했습니다.
태풍은 오늘(27일) 오전 3시 현재 백령도 남남동쪽 약 110㎞ 해상에서 시속 38㎞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중심 기압은 960hPa, 중심 최대풍속 초속 39m의 중형급 세력으로, 오전 5시 30분쯤 옹진반도 부근으로 상륙할 전망입니다.
여전히 태풍 영향권 안에 있는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와 일부 경기도, 강원도, 경상도에는 태풍 특보가 발효 중이며 서울 전역과 인천 등에도 전날 오후 11시를 기해 태풍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전날 0시부터 오늘(27일) 오전 3시까지 주요 지점 초당 최대 순간 풍속은 전남 신안 흑산도 47.4m, 충남 태안 북격렬비도 44.2m, 진도 서거차도 39.5m, 태안 옹도 38.4m, 제주 윗세오름 36.4m, 보령 외연도 30.6m 등입니다.
그제(25일)부터 이날 오전 3시까지 제주 삼각봉 440.0㎜, 경남 산청 지리산 부근 207.5㎜, 전남 순천 145.8㎜, 경남 함양 131.5㎜, 전남 남원 뱀사골 129.0㎜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밤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이 태풍의 강풍반경 안에 들고, 오늘(27일) 오전 5시쯤 태풍이 서울에 가장 근접할 전망입니다.
오전 3시 30분을 기해 서울(서남권·서북권)과 경기 군포·광명·안양·파주·고양·부천에 태풍경보가 발효됐습니다. 앞서 인천에는 오전 2시를 기해 태풍 경보가 발효 중입니다.
이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태풍 대응 수위를 최고단계인 비상 3단계로 격상했습니
전남도는 비상 2단계, 광주시는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재해대책본부 근무 인력 등을 증원해 태풍에 대응 중입니다.
전북도 역시 태풍 대응 수위를 경계단계인 비상 2단계로 올리고 태풍 경로와 기상 상황 모니터링, 재해위험지역 예찰을 강화했습니다.
충북도도 비상 1단계를 가동 중이며 경찰, 기상청 등 유관기관들과 경계 태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