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남, 인천·경기를 거쳐 27일 북한에 상륙한 제8호 태풍 '바비'가 평양, 남포 등 수도권 일대와 북한 최대 곡창지대인 확해도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새벽부터 특집방송 체제로 지역별 피해 상황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오전 7시 기준 황해남도 옹진군에 초속 29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면서 가로수들이 뿌리째 뽑히고 전봇대가 넘어졌다.
공공건물과 살림집(주택) 창문 유리가 깨지고 지붕 기와가 날아간 동시에 태양광 패널도 파괴됐다. 도로 곳곳도 유실됐다. 농경지 침수와 읍지구 수로 손상도 발생했다.
황해북도 북서쪽 사리원시에는 랜드마크 건물인 사리원백화점 외벽이 뜯겨나갈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었다.
도로는 밑동부터 부러진 나무들이 나뒹굴어 차가 운행하기 힘들 정도다.
평양 인근 상황도 심각하다. 오전 7시30분 기준으로 수도 평양의 대동강 일대에는 가로수들이 꺾일 정도로 센 바람이 불었으며 강 수위도 높아졌다.
이에 북한 기상수문국은 청천강과 압록강 하류 지역, 평양을 관통하는 대동강 금성호 등 주요 강·하천에 큰물(홍수)경보를 내렸다.
조선중앙TV 아나운서는 대동강 능라도에 나가 우산으로 거센 비를 막으며 현지 상황을 현장감 있게 전했다.
아나운서는 "이 바람은 평양시에서 낮 12시까지 초당 15m 이상 불 것으로 예견된다"며 "태풍 8호는 11시 경에 신의주를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동강 하류에 위치한 남포시 상황도 심상치 않다. TV는 많은 비가 갑자기 쏟아지며 남포시내 도로 곳곳이 끊어지는 바람에 교통이 마비된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차가 달리던 도로에 물이 어른 무릎까지 찼고, 차 바퀴가 흙탕물에 빠져 공회전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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