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의 강약 조절 능력', '채소썰기 능력', '냉동고 관리 능력'
마치 요리 능력과 관련된 것 같은 이 기술들을 필요로 하는 곳은 음식점이 아니다. 바로 지난달 28일 신입직원 공개채용을 발표한 서울교통공사의 후생지원(조리) 직무다. 올해 서울교통공사는 이 직무로 가장 많은 인원수를 뽑는 사무 직무(118명)의 절반가량인 53명을 선발한다.
직무기술서에 따르면 후생지원 직무는 급식 조리, 배식, 세척 등을 수행한다. 필요지식·기술란엔 '양념 첨가 순서', '배합 비율 능력', '향신료 종류와 쓰임 방법', '스토브 화력 조작과 시간조절 능력' 등이 명시돼 있다. 때문에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해당 직무의 직무기술서를 둘러싸고 "코미디"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8년 후생지원 분야를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공채 신입직원과 같은 7급으로 급여 수준도 맞췄다. 당시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후생지원 직원들은 정년퇴직하고 이후엔 일반직 청년 공채로 충원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8~2019년도엔 후생지원 직무를 채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올해 채용 규모가 53명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직원들은 불만이다. 교대근무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 조리직을 53명이나 정규직 공채로 뽑는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직원은 "사람
서울교통공사는 무임승차 손실 등으로 2018년 5389억원, 2019년 5865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만성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올해는 사상 최초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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