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전국 경마장에서 말발굽 소리도 멈추게 됐다.
2일 한국 마사회는 전 직원 휴업을 시행하고 진행 중이던 무고객 경마를 잠정 중단하는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마사회마저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이다. 마사회는 코로나19 초창기인 2월부터 경마를 중단하고 경마 관계자 생계자금 무이자 대여, 입주업체 임대료 면제 등의 조처를 취했다.
6월부터는 말산업 기반 유지를 위해 서울과 부산경남, 제주 등 3개 경마장에서 보유 재원을 활용해 무고객 경마를 재개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층 강화된 정부 방역 지침이 적용돼 고객 입장 가능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경영 상황이 한계에 봉착하며 전 직원 휴업과 무고객 경마 잠정 중단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가기로 했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1조원에 못 미치는 97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7조3572억원, 8월 말까지 올린 매출이 5조875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전년동기 대비 4조1119억원(80.8%) 급감한 실적이다. 사상 최대 매출 하락이다. 최악의 영업손실도 우려된다. 1949년 설립된 마사회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6·25전쟁 때를 제외하곤 올해가 처음이다.
올 8월말 기준 마사회의 매출손실액은 약 4조원으로, 연간 약 6.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년도 매출액은 전년대비 87%가 감소하여 매년 납부하는 국세·지방세 또한 약 1조 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마사회가 1주일 동안 경마를 진행할 경우 벌어들이는 매출은 약 1500억원이다. 무관중 경마를 진행하면 마사회 입장에선 매주 약 70억원의 상금지출이 발생하고, 매출은 발생하지 않아 이를 오래 지속할수록 적자폭이 커진다. 지난 10주 동안 무관중 경마를 진행한 탓에 마사회는 현재 700억원가량 손실을 떠안았다.
유일한 탈출구인 언택트 경마 시행도 요원하다. 국내에선 온라인마권 발권이 불법이다. 국회서 온라인 마권 발매
한국마사회는 "비상경영과 관련해 우선적으로 경상비용 35% 절감했다"면서 "노동조합 등 관련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적인 자구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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