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이 강릉 인근 동해로 진출하기 바로 전인 오늘(3일) 오전 6시쯤 거대한 파도가 강원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을 덮쳤습니다.
너울성 파도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트라포드를 넘어 항구 안쪽으로 거침없이 몰려왔습니다.
파도는 굉음과 함께 하얀 포말을 쏟아내며 방파제 위로 최대 7∼8m까지 솟구쳐 올랐습니다.
주민 62살 이종근 씨는 "말 그대로 산더미 같은 파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방파제를 넘은 파도는 항구로 넘어왔고 정박된 선박들이 작은 종이배처럼 상하좌우로 요동치거나, 일부 선박은 밧줄이 풀리면서 속절없이 전복됐습니다.
항구를 초토화한 파도는 활어회센터 등 상가까지 들이닥쳤습니다. 임원항 상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주차장은 어른 무릎 높이까지 바닷물에 잠겼습니다.
파도의 급습은 이날 오전 7시쯤까지 1시간 넘도록 계속됐습니다.
이 씨는 "이렇게 큰 파도가 덮친 것은 1983년 지진해일 이후 처음이다"며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습니다.
임원항은 1983년 5월 26일 지진해일 피해를 본 곳입니다.
당시 일본 아키타현 서쪽 해역에서 시작된 지진해일은 임원항에 최고 높이 7.15m의 지진해일을 발생시켰습니다.
이 지진해일로 임원항에서는 2명 실종, 2명 부상, 선박 44척 유실·침몰, 주택 68채 파손 등의 피해를 보았습니다.
임원항 주민들은 10년 후인 1993년 7월 13일에도 일본 홋카이도 해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지진해일이 발생하면서 어선 5척이 침몰하는 등 자연재해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파도는 이날 오전 7시를 조금 지나면서 잦아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닷물이 빠진 임원항은 처참했습니다.
시내 도로 아스팔트 포장은 폭격을 맞은 듯 파괴됐고, 활어회센터 2층 구조물은 앙
항구는 부서진 어구 등으로 쓰레기장으로 전락했습니다.
이 씨는 "회센터 수족관은 부서지고, 상가 대부분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며 "바닷물이 빠지면서 주민들이 하나둘씩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