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철 집중호우 예보를 자주 틀려 도마에 오른 기상청의 강수예보 정확도가 실제로도 작년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상청이 세금 780여억원을 들여 마련한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이 지난 4월 처음 도입됐지만 7~8월 장마 기간 정확도가 다른 달에 비해 낮은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18일 조명희 의원실·김웅 의원실이 기상청을 통해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8월 강수유무 정확도는 각각 78.2%, 79.5%로 나타났다. 지난해 7~8월 강수유무 정확도가 85.9%, 89.1% 였던 점과 비교하면 7~10%p가량 급락한 수치다. '강수유무정확도'는 전체 예보건수에서 '비가 내림'을 맞힌 건수와 '비가 오지 않음'을 맞힌 건수를 합해 산출하는 수치다.
'기상 오보'는 장마 기간에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량이 적었던 올해 4~6월의 강수유무 정확도는 96.4%, 92.8% 등으로 90%이상 정확도를 보인데 반해 7~8월에는 70%대로 급격히 낮아졌다.
이같은 문제점은 지역별 강수정확도에서도 드러났다. 정부가 10개 시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전라남도의 경우 강수유무정확도가 75.7%로 전국평균 78.2%보다 낮게 나타났다. 앞서 1차 특별재난지역으로 3개 시군구가 지정된 충북 역시 75.6%의 정확도를 보였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정확도가 일반 시민들의 체감보다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상청은 비가 온 날뿐만 아니라 비가 내리지 않고 비 예보를 하지 않았던 날까지 정확한 것으로 산출한다. 이 때문에 강수 일수가 적은 봄·가을철은 정확도가 무려 90%를 넘게 된다. 비가 내린 날만 한정해 강수 예보가 미리 있었는지를 평가하는 '강수맞힘률'은 정확도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올해 여름철 강수맞힘률은 6월 62%, 7월 63%, 8월 74%로 비 오는 날 10일 중 3~4일은 예보가 빗나간 셈이다.
기상청의 강수 예보는 관측자료와 수치예보모델, 예보관의 판단을 종합해 나오고 있다. 특히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 개발에 783억원을 투입하며 공을 들였다. 지난 4월부터는 KIM을 현업에 투입해 그동안 사용하던 영국모델(UM)과 병행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리적 특성에 맞는 독자적 모델을 도입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아직까지 축적된 데이터가 부족하고 후속연구 역시 걸음마
기상청은 "연도별 기상패턴, 특이기상의 발생여부에 따라 정확도 등락이 크다"며 "올해의 경우 우리나라 주변 공기의 흐름이 평년과 달리 이례적이며, 집중호우가 나타나는 지역이 폭이 좁은 띠 형태로 나타나 강수량의 지역차이가 컸다"고 설명했다.
[김금이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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