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사는 초등학생을 강제로 추행한 남성이 피해자 측의 합의와 탄원에도 징역 3년의 실형을 살게 됐습니다.
피해자의 아버지가 추행 남성과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피해 당사자인 아이의 '진심'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A씨는 이웃집에 몰래 들어가 집에서 혼자 TV를 보고 있던 초등학생 B양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는 B양의 아버지가 신문 배달을 하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1심은 A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B양 측이 A씨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을 고려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2심은 B양 측의 처벌불원 탄원을 감형인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B양을 직접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B양이 A씨를 용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은 사건의 조기 종결을 바라는 주변 시선에 압박을 받은 탓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B양은 A씨의 처벌을 바라고 있고 이 사건 탓에 이성 친구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B양을 지속해서 면담한 변호사
A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B양의 아버지를 통해 B양에게 무리하게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 등으로 B양의 처벌불원 의사가 진실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