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사 재직 중 여제자들을 상습 추행해 법정 구속됐던 60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지영난 부장판사)는 오늘(2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62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습니다.
A씨는 청주의 한 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수업 중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과제를 내거나 행동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2018년 초 퇴직해 교단에서 물러났으나 지난해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교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제기돼 범행이 뒤늦게 사건화됐습니다.
앞서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제자이자 아동인 피해자들의 건전한 성적 발달을 저해한 학대 행위로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 복구를 위한 아무런 조치 없이 반성하지 않고, 범행 일체를 부인하는 태도를 보여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며 실형 선고와 함께 A씨를 법정 구속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법정에서 "피고인의 범행이 비난 가능성은 크지만, 원심과 달리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특히 다수의 피해자 중 1명을 제외한 나머지에 상당액의 금원과 함께 사죄 의사를 전달, 피해자 또는 법정 대리인이 처벌불원서와 합의서를 제출한 점을 참작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날 재판에는 A씨와 같은 학교에 재직한 교사 48살 B씨도 학생들을 성희롱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법정에 섰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에 대해 "죄책은 가볍지 않으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벌금 300만 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선고한 원심형을 유지했습니다.
지역 시민단체는 이 같은 법원 판결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은 이날 판결 직후 청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내 성폭력 문제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학교의 은폐 시도에 저항함으로써 1심 선고를 끌어낸 학생들의 노력과 시민의 바람을 2심 재판부가 완전히 짓밟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단체는 "이번 선고가 단지 가해 교사 개인에 대한 징벌적 차원을 넘어, 학생의 인권이 존중되는 성평등한 충북 교육을 만들어가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랐다"며 "이번 2심 재판부 결정은 받
또 "가해 교사 중 한 명은 여전히 또 다른 학교에서 직위해제 된 상태로 교사 신분을 유지하고 있고, 다시 교단에 복귀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뒤 "교육청과 해당 학교 재단은 이 교사에 대한 해임·파면 등을 조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