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충북 청주의 큰집을 찾아 차례를 지내던 직장인 한모(30)씨는 올해 추석을 앞두고 청주행 고속버스표 대신 제주행 항공권을 끊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악화로 정부가 명절 귀성 자제를 요청하자 가족을 만나러 가는 대신 제주도로 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한씨는 "올해 유독 공휴일이 적어서 휴가를 제대로 못 다녀왔다"며 "이번 연휴를 이용해 '추캉스(추석+바캉스)'를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코로나 19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는 하지만, 휴가를 더 미뤄도 상황이 좋아질 것 같지가 않다"며 "주변에서도 차례를 지내지 않아도 되는 이번 기회에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이 꽤 있다"고 했습니다.
27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공항 이용 승객 수는 지난해의 약 7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승객이 128만5천 명이었으므로 올 추석에는 96만3천 명가량이 공항에 모인다는 전망입니다.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빠르게 퍼졌던 올해 봄 공항 이용객이 대폭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양상입니다. 지난 3월과 4월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공항 이용 승객 수는 각각 285만4천 명, 251만7천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 아래로 뚝 떨어졌습니다.
정부는 이번 추석이 코로나19 확산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동안 100명 이하로 떨어졌던 확진자 수는 며칠간 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공항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여행객들이 오가며 몰리는 장소인 만큼 코로나19가 이동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수도권 승객들이 많이 찾는 김포공항은 건물 내·외부와 시설물에 대한 소독·방역 작업을
김포공항 관계자는 "사람들이 몰리는 연휴 기간일수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승객들도 개인위생 관리와 방역수칙 준수로 감염 예방에 힘써 달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