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오늘(29일) 전국 주요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은 예년과 달리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기조 속에서 귀성·귀경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교통의 중심' 대전역과 서대전역에서는 명절을 쇠러 가는 것으로 보이는 가족 단위 시민을 거의 찾기 어려웠습니다.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를 당부하는 플랫폼 안내문 너머로는 열차들이 지연 없이 철로를 통해 역을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했습니다.
역사 관계자는 "특별히 사람이 몰리거나 하는 상황은 없다"며 "평소 주말 수준 정도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광주의 관문인 송정역과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역시 여느 명절과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송정역에서 귀성객 맞이에 나선 공무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방역 마스크를 나눠주며 연휴 기간 감염병 예방지침 준수를 당부했습니다.
귀성 인파가 사라진 종합버스터미널은 추석에 고향을 찾지 못하는 자식에게 보내는 음식 꾸러미로 수화물 접수대가 더 붐볐습니다.
추석 연휴 동안 13만8천여 명(코레일 추산)의 귀성객을 맞이할 부산역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코레일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창가 자리만 예약이 가능해지면서 예매율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며 "그런 상황과는 관계없이 코레일에서는 방역 활동을 추가하고, 열화상 카메라를 더 설치하는 등 꼼꼼히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긴 줄을 서서 기다리며 표를 예매하거나 버스를 기다리며 서성이는 귀성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승·하차 승객 간 접촉을 줄이기 위해 바리케이드까지 별도로 설치한 터미널 측은 다소 안도하면서도 조금은 의외라는 반응입니다.
터미널 측 관계자는 "작년 대비 예매율이 40%밖에 되지 않았다"며 "그래도 사람들이 몰릴까 봐 의자 사이 비워 두기를 권고하고 있지만, 방역 대책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이 적다"고 귀띔했습니다.
일부를 제외한 각 지역 주요 도로 차량 소통은 대체로 원활한 편입니다.
오후 3시 현재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천안 입장에서 천안휴게소까지 25㎞ 구간, 서울 한남에서 서초까지 4㎞ 구간, 경기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수원까지 2㎞ 구간 정도에서만 정체가 빚어졌습니다.
줄어든 교통량 영향에 고속도로 휴게소도 평년 이맘때와 견줘 붐비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고자 고속도로 휴게소 매장 내 음식 취식이 금지되면서 백양사 휴게소 산나물비빔밥 등 지역 명물을 맛보려 귀성길을 잠시 멈추던 식도락 객도 올해는 사라졌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부산 방향)에서는 귀성객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김밥과 도시락 등을 손에 든 채 휴게소를 나섰습니다.
투명 가림막이 설치된 야외 테이블이나 주차한 차 안에서 허기를 달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부산 방향)는 아예 식당 내 의자와 테이블을 한쪽으로 치웠습니다.
불편할 법도 하지만 귀성객들은 대체로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밖에서 먹는 게 훨씬 낫다"고 했습니다.
"아예 음식을 팔지 않는 줄 알았는데 끼니를 때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거나 "편의점을 이용할 때도 발열 체크와 QR코드를 찍어야 하는데 환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각 휴게소는 간식거리를 구매할 수 있는 별도의 계산대를 두고, 안내요원을 통해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부지런히 계도하는 등 방역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경찰은 귀성·귀경 행렬이 예년보다 줄었더라도 '추석 바캉스'(추캉스) 등을 고려해 긴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미 비상근무
갓길통행이나 버스전용차로 운행 등 얌체 운전자 단속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암행순찰차와 무인비행 장치(드론) 등을 동원해 계도와 함께 규정 위반 사례를 적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교통 관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