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추상미술의 대부 김환기 화백과 천경자 화백의 그림 8점이 사라졌습니다.
한 대학교수가 투병을 하는 사이 이 교수의 제자와 수행비서, 가사 도우미까지 합세해 총 100억원대 대작들을 훔쳤다가 모두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민지숙 기자입니다.
【 기자 】
"8,800만 (홍콩) 달러입니다. 감사합니다."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에서 132억 원에 팔린 고 김환기 화백의 그림 '우주',
이로써 역대 가장 비싸게 팔린 한국 미술품 10개 중 9개를 모두 김 화백 작품이 됐습니다.
김 화백의 또 다른 작품인 '산울림'이 사라진 건 지난해 봄,
소장자였던 대학교수의 제자 김 모 씨와 비서 황 모 씨 일당이 범인이었습니다.
해당 교수가 암에 걸려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병원에 입원하자, 제자인 김 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황 씨에게 작품들을 빼돌려 처분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이 훔친 8점의 작품에는 거장 천경자 화백의 그림도 포함돼 감정가가 총 109억 원에 달했습니다.
앞서 김 씨는 김 화백의 '산울림'을 팔아 40여억 원을 챙긴 혐의로 먼저 기소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공범인 황 씨 와 가사도우미 임 모 씨에게도 각각 2년과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춰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7점의 작품은 피해자에게 되돌아갔지만, 여전히 '산울림'의 종적은 묘연한 상태입니다.
MBN뉴스 민지숙입니다.
영상편집: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