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공석인 서울대 총학생회를 뽑는 선거가 저조한 투표율로 최근 들어 네번째 무산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과 이전 총학 선거의 거듭된 파행 탓에 총학에 대한 학생사회의 관심이 크게 식었단 분석이 나온다.
30일 대학가에 따르면 제62대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 연장투표 투표율은 이날 오전 10시 12분 기준 34.57%로, 개표 조건 투표율인 50%를 크게 밑돌고 있다. 본 투표기간은 지난 23일부터 26일이었지만, 낮은 투표율로 인해 30일까지 연장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연장투표 마지막날까지 저조한 투표율을 보여 개표를 하지 못한채 선거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선거에 단일 후보로 등록한 '퍼즐' 선거운동본부(선본)는 학교와 어도비 사이트 라이센스 제휴, 0학점 수강 제도 신설, 성적 이의제기 기간 보장 및 성적 평가 기준 투명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2018년 제60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던 신재용 씨(체육교육과 13학번)는 30일 새벽 '에브리타임'에 "총학생회 선거 투표 참여를 부탁드립니다"란 글을 올렸다. 신씨는 "지난 1년 4개월남짓 총학생회 없는 우리 서울대학교를 보며 학생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보았기에 염치를 무릅쓰고 재학생 여러분들에게 투표참여를 부탁드리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총학 업무는 매년 꼭 해야하는 상시업무부터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복지사업, 학내 사안 대응, 시국 사안 대응까지 다루는 범위가 넓다"며 "같은 일을 단과대연석회의에서도 진행하지만, 학교 본부에서는 학생들의 투표를 받아 뽑힌 총학과 단과대연석회의를 대하는 온도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총학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는 것은 그동안 미진한 부분이 분명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저 역시 책임을 져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학우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19년 11월 서울대 총학 선거에서 단독으로 출마한 '내일' 선거운동본부가 포스터 표절 논란 등으로 사퇴했고, 지난해 4월 선거에 단독 출마한 '파랑' 선본은 구성원의 성추행 논란으로 선본 전체가 사퇴했다. 이후 지난해 11월에는 사상 첫 후보 미등록으로 선거가 또다시 무산됐다. 거듭된 선거 파행으로
학생들 사이에선 "비대면 수업 때문에 학교에 사람도 없고 투표에 관심도 적은 것 같다", "총학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커보인다", "지난 총학 사건들로 인해 실망이나 회의감이 많이 쌓였다"는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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