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때는 5월초. 이제 봄의 향기가 풍기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프로야구 열기가 꽃을 피우는 시기다. 그런데 벌써 7~8월 장마를 기다리는 남자가 있다. LG 트윈스 ‘캡틴’ 이병규(9번)다.
9일 잠실구장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두 번째 시리즈 3차전이 우천 취소됐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넥센은 LG전 2연승을 거두면서 스윕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면 LG는 4연패의 늪에 빠지며 침체된 분위기. 위기의 LG였다.
최근 연패에 빠진 LG의 팀 분위기 때문이다. LG는 최근 4연패를 포함해 8경기서 1승7패를 기록하며 내리막을 타고 있었다. 순위는 7위까지 뚝 떨어졌다. 분위기 전환이 절실했다.
팀 분위기를 떠나 이병규 개인으로도 하루 휴식이 나쁘지 않다. 1군에 합류했지만, 아직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다. 또 전날 경기서 사구로 인정되진 않았지만, 공에 맞아 다리에 멍도 들었다. 이병규는 “다리에 멍 든 것을 빼고는 괜찮다”며 넉살 좋게 웃었다.
김기태 LG 감독도 비가 싫지 않다. 김 감독은 “하늘이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안하는 것”이라면서도 “이럴 땐 하루 쉬고 싶다. 이동일이기도 하고…”라며 은근히 빗줄기가 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늘이 도왔다. LG 구단 관계자도 “차라리 잘 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가장 잘나가는 넥센은 어떨까. 비가 반갑지만은 않을 터. 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우천 취소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염 감독은 “하늘의 뜻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니겠냐”며 “분위기는 따지지 않는다. 아무리 분위기가 좋더라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내가 선수 때 전날 4타수 4안타를 쳤더라도 선수들 심리는 비오면 하
LG는 부산으로 옮겨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치른다. 넥센도 목동에서 물오른 SK 와이번스를 상대한다. 우천으로 취소된 하루 휴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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