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투수가 9번이 아닌 8번 타자로 등장한다? 조 지라디 뉴욕 양키스 감독이 파격적인 타격 라인업을 들고 나와 화제다.
지라디는 지난 9일(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선발 투수 데이빗 펠프스를 8번 타자에 배치했다. 포수 오스틴 로민이 9번 타자를 맡았다.
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팀이기에 투수가 타석에 들어설 일이 인터리그 원정 경기를 제외하면 많지 않다. 그 와중에도 투수가 8번으로 들어선 것은 더 많지 않다. 과거 토니 라 루사 감독이 잠시 실험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에 따르면, 양키스 투수가 8번을 친 것은 1957년 8월 돈 라르센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칸리그 투수가 8번 타석에 들어선 것은 2009년 6월 당시 캔자스시티 소속이었던 잭 그레인키 이후 처음이다.
지라디 감독은 “뭔가를 새롭게 하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대타 기용과 타선 강화를 위한 목적이었다”며 변칙 타순의 이유를 설명했다.
감독의 치밀한 수싸움의 결과다. 대타로 기용할 수 있는 자원이 벤 프란시스코를 빼고는 전부 좌타인 상황. 투수 타석은 경기 후반부 대타가 들어서는 경우가 많은데, 9번에 배치했다가는 1번 브렛 가드나, 2번 로빈슨 카노까지 세 명이 연달아 좌타석에 들어서게 되는 것. 이럴 경우 상대팀이 이들을 겨냥한 좌완 셋업맨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그의 이런 선택은 부상자들이 넘쳐나는 양키스의 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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