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빅딜이 성사된 지 1주일 지났다. 단기적으로 운용 평가보고서를 살펴보면 누가 웃었을까.
팀 성적표만 살펴보면 SK가 KIA보다 좋았다. 외야수 김상현과 투수 진해수를 얻은 SK는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3승 3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제 자리 걸음이었다. 5위로 올라섰다가 넥센에게 2연패를 하면서 6위로 내려앉았다.
SK와 KIA는 이번 트레이드 목적이 뚜렷했다. SK는 타선을 강화시키고 싶었고, KIA는 뒷문을 단단히 하고자 했다. 원하는 바는 얼마나 이뤄졌을까.
창을 택한 SK는 어느 정도 뜻하는대로 풀렸다. SK는 지난주 팀 타율이 3할5리였다. 눈에 띄는 상승이다. 트레이드 이전까지 팀 타율은 2할5푼도 안 돼, 9개 팀 가운데 최하위였다.
하지만 SK는 지난주 두산(3할1푼6리)에 이어 가장 화끈한 타격을 자랑했다. 4번 김상현의 가세로 타선의 무게가 실렸고 짜임새도 갖췄다. 이만수 감독은 박재상, 김강민, 조인성 등의 타격까지 살아났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방패도 함께 헐거워졌다. 평균자책점이 5.88로 두산(7.9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송은범이 빠진 SK는 11일과 12일 넥센에게 연거푸 역전을 허용하며 씁쓸한 패배를 맛봤다.
방패를 택한 KIA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난주 5경기에서 25점을 실점해 팀 평균 자책점이 5.14에 이르렀다. 허약한 허리를 단단히 하려 했는데, 20실점 가운데 8실점이 불펜에서 기록했다. 12일 삼성전에서는 송은범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그렇다고 김상현이 빠진 창까지 날카로웠던 건 아니다. 김상현의 이탈로 공격력 약화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 될 지라도 KIA의 타격은 침묵했다. 5경기에서 뽑은 점수는 고작 6점. 1점 이하 경기가 4차례나 됐을 정도로 득점력 빈곤에 시달렸다. 주간 팀 타율이 1할7푼8리로 최하위다. 8위인 한화 이글스(2할5푼)보다 7푼2리나 낮은, 유일한 1할대 타격이었다.
트레이드의 주요 대상자인 김상현과 송은범은 적응이 필요한 지, 아직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적 첫 경기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던 김상현은 팀 타선에 불을 붙이긴 했지만 정작 자신의 방망이를 불태우지 못했다. 8일 이후 5경기에서 17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 7삼진으로 부진했다.
송은범 역시 데뷔전은 1⅓이닝 1사사구 3탈삼진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으나, 두 번째 등판에선 아웃카운트를 1개 잡는 동안 안타 5개를 맞으며 3실점했다. 이적 후 첫 패전의 멍에도 함께 썼다.
세간의 화제를 낳았던 빅딜이었다. 시끌벅적했으나 1주일이 지난 가운데 그 만족도는 팀에게나 선수에게나 팬에게나 아직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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