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1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KIA전, 연장 11회 흥미로운 풍경이 벌어졌다. KIA의 마무리 투수인 앤서니 르루가 최희섭의 헬멧 등 타격 장비를 착용하고 이범호의 배트를 들어 타석에 선 것.
물고 물리는 혈투가 펼쳐지면서 야수들의 교체가 잦으면서 KIA는 더 이상 지명타자로 쓸 수가 없었다. 윤완주를 대타로 기용할 수 있으나, 앤서니가 11회 수비에도 마운드를 지켜야 했다. 이에 앤서니가 9번타자로 타석에 서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KIA에 입단한 앤서니가 국내 프로야구 무대의 타석에 선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앤서니에게 타자로 뛰는 건 그리 낯설지 않다.
미국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 시절 자주 타격 기회를 가졌다. 지난 2011년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으로 일본 생활을 할 때도 타석에 섰던 경험이 있다. 앤서니는 “자주 타격을 했기 때문에 오늘도 두려움 같은 건 없었다”고
그러면서 되려 아쉬움을 토로했다. 11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타격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앤서니는 “마이너리그에서도 2할대 타율을 자랑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가 타격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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