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중국 축구의 몰상식한 태도가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에서 패한 분풀이로 라커룸의 기물들을 파손하고 도망쳐버렸으니 추태도 이런 추태가 없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 16강 2차전에서 1-3으로 역전패를 당한 베이징 궈안 선수들은 경기 후 자신들이 사용하던 라커룸의 기물들을 파손하는 어이없는 난동을 부리고 중국으로 떠났다.
중국의 3류 매너가 더 씁쓸한 것은, 이것이 아시아 축구 수준을 폄하하는 시선으로 번질 수 있는 까닭이다. 때문에 한국 프로축구연맹과 아시아 축구연맹은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프로연맹은 FC서울과 함께 사건 정황을 정확히 파악해 AFC 측에 보고 해야 하고, AFC는 철저한 조사 뒤 단호한 징계가 필요하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그렇고 아시아 축구의 수준을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다.
실상 ACL에서 보여 지는 일부 구단들의 상식을 벗어난 행위는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전북현대와 조별예선에서 만난 중국 클럽 광저우 헝다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감기가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하는 떳떳한 오만불손을 보였다. 벌금형 정도는 감수하겠다는 당당함에 기가 찼던 기억이다.
역시 전북현대가 일본 우라와 레즈 원정에서 나왔던 일본 팬들의 ‘욱일기’ 응원 논란도 분명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다. 어떤 정치적 색채도 배제되어야할 순수한 축구판에 전범기가 나부끼는 있어서는 안 될 장면이 나와 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두 사건과 관련해 “AFC에 보고하겠다”는 구단과 프로연맹의 대응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처리가 어떻게 됐는지는 딱히 전해진 사항이 없다. 아직 AFC 내부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정확한 사후처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FC서울 구단 측도 파손된 기물들을 발견한 뒤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해 AFC에 보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연한 일이다. 확실한 보상과 징계가 나올 수 있도록 정확하게 요구하고 지속적으로 지켜봐야한다.
명색이 국제대회다. 엄연한 룰이 있어야하는 무대다. AFC 측도 단호한 징계가 내려져야한다. 혹여 유야무야 넘어가겠다는 안일한 대처라면, 스스로 아시아 축구의 질을 깎아버리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질서를 잡지 못하면 판이 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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