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사실상 월드컵 본선 자동 진출의 분수령인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다들 ‘투지’가 불타오른다. 그 가운데 누구보다 ‘설욕’을 다짐하는 이가 있으니, 왼쪽 수비수 박주호(바젤)다.
A매치 11경기에 출장한 박주호는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초반 3경기를 다 풀타임 소화했다. 매번 얼굴이 바뀌었던 오른쪽 수비와 다르게 왼쪽 수비는 박주호가 꿋꿋하게 지켜냈다. 상종가였다.
그의 마지막 A매치였던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한국은 2-2로 비겼다. 쉽지 않은 원정길에서 승점 1점을 땄지만, 비판이 거셌다. 특히, 세트피스 수비에서 ‘리플레이’를 보는 듯 같은 패턴으로 2골을 허용했다.
화살은 박주호에게도 향했다. 투르수노프가 제파로프의 킥을 연이어 머리로 갖다 맞춰 골로 연결시켰는데, 이른바 가까운 골 포스트에서 잘라먹는 헤딩 슈팅이었다.
투르수노프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왼쪽 수비수인 박주호와 경기 내내 맞부딪혔다. 무엇보다 후반 14분 동점골 상황에서 박주호를 앞에 내세워 투르수노프의 공격을 막고자 했지만 알고도 또 당했다. 박주호로선 누구보다 분을 삭혔다.
박주호는 “원래 내가 뛰었던 경기 비디오를 잘 보지 않는다. 그런데 유일하게 본 게 지난해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이었다. 2실점을 했다. 보통 내가 키(174cm)가 작기 때문에 골문 안쪽에 서있는다. 2번째 실점 상황에서 투르수노프를 막기 위해 앞에 섰는데 실점을 막지 못했다. 제파로프의 킥이 워낙 좋기도 했지만...”이라며 여전히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설욕하고 싶은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박주호는 “세트피스 수비에는 변수가 많다. 이상하게 실점이 잘 줄어들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많이 노력하고 있다. 연습하는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안정감을 갖고 (세트피스 실점이)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투르수노프와 9개월 만의 재대결은 일단 판이 깔렸다. 투르수노프는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에 발탁됐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한국전에서도 주전 오른쪽 미드필더로 뛸 것으로 여겨진다.
관건은 박주호의 선발 출전 여부다. 김치우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박주호가 한 발 뒤로 물러나있다. 김치우는 지난 5일 레바논전에서 극적인 프리킥 동점골을 터뜨려 주가를 올렸다. 지난 7일 실시한 대표팀 내 연습경기에서도 주전 조에 속한 건 김치우였다.
무던히 더욱 구슬땀을 흘려야 하는 박주호다. 소속팀 일정을 마치고 뒤늦게 합류한 터라, 몸 상태가 최상은 아니다. 박주호는 “아직 좀 피곤하다”고 했다. 그
박주호는 “우즈베키스탄전만큼은 뛰고 싶은 욕심이 강하다. 출전한다면 내 실력을 최대한 보여주겠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결의를 다지면서 즐기려고 하고 있다”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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