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최종예선 7차전이었다. 이 단계에서 매듭을 짓지 못하면 간담이 서늘할 수밖에 없는 최종전으로 넘어간다. 벼랑 끝이라는 조건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는 법이다. 때문에 반드시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승부를 봐야했다.
하지만 ‘마지막 같은 7차전’이라는 조건은 선수들의 몸을 쉽사리 가볍게 하지 못했다. 게다 선수들 대부분 A매치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이들이었다. 팬들의 열망이 쩌렁쩌렁 울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뜨거운 공기가 익숙지 않은 선수들이 많았다.
요컨대 침착과 냉정을 표출하기에는 경험이 많지 않았던 구성이다. 의욕은 좋았으나 컨트롤이 쉽지 않았다. 가뜩이나 비가 내린 날씨 속에서 발에 붙은 트래핑도, 상대에 발에 붙이는 패스도 어려웠다. 하지만 이청용은 달랐다. 적어도 이청용만은 침착하게 자신의 기량을 발휘했다. 주목할 점은, 그 기량을 주인공이 되기보단 조연이 되기 위해 썼다는 점이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모든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5일 레바논전에서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던 한국대표팀 속에서 유일하게 희망의 빛을 전달했던 이청용의 플레이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외나무다리 승부에서도 재현됐다.
이근호와의 스위칭을 포함해 주로 측면에서 활동했으나 중앙으로의 이동 빈도가 적잖았다. 적극적인 공격 전개라는 부분에서 약점을 보였던 박종우-이명주를 보완하면서 종으로 엇갈린 플레이가 그리 돋보이지 않았던 김신욱-손흥민 투톱을 돕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가장 많은 지역을 커버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컨트롤로 공격의 단초 역할을 맡았다.
전반 43분 상대 자책골로 인한 행운의 선제골을 뽑아내기 전까지 한국의 공격은 지지부진했다. 무언가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로 가득했던 김신욱, 마찬가지 의욕이 강했으나 기본적인 볼 컨트롤이 부정확했던 손흥민, 레바논전보다는 나았으나 여전히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았던 이근호 등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상황 속에서 이청용만 고군분투였다. 부정확했으나 그래도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전반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이청용의 공이 컸다.
많이 뛰었다. 때문에 후반 초반에는 움직임이 전반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체력을 비축한 인상이 컸다. 경기 중 스스로의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경험도 생겼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이청용은 이동국이 투입된 후반 19분 이후 다시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손흥민이 측면으로 빠지면서 시선이 분산되자 이청용에게 공간이 생겼고 이를 통해 다시 활기를 불러 일으켰다. 한발 더 뛰었고 다른 사람의 공간을 끝까지 커버했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느껴졌던 이청용이다.
결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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