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더 이상 당하진 않았다. ‘코리안 몬스터’와 ‘사냥꾼’의 4번째 대결은 류현진(LA 다저스)의 승리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17번째 등판 경기는 매우 의미가 있었는데, ‘천적’ 헌터 페스와의 악연을 깼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 등판해, 펜스를 상대로 3타수 무안타로 압도했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거인 공포증과 함께 사냥꾼 공포증도 함께 이겨냈다. 이날만큼은 류현진에게 헌터 펜스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사진(美)=한희재 특파원 |
번번이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던 펜스지만, 4번째 만남은 달랐다. 류현진은 빠르면서 묵직한 공으로 펜스를 눌렀다. 펜스는 류현진의 공을 배트에 가까스로 맞혔을 뿐이다. 그마저도 타구는 파울이 많았다.
류현진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만났다. 1회 1사 만루 위기에서 타석에 들어선 건 펜스였다. 안드레스 토레스의 내야안타 이후 흔들렸던 류현진이기에 펜스에게 평소처럼 한방을 맞을 경우, 자칫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90마일(약 144.9km) 패스트볼 초구에 펜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타구가 느려, 병살타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까다로운 펜스와 첫 승부를 잘 넘겼다.
자신감을 가진 류현진은 이후 펜스를 손쉽게 상대했다. 3회 다시 만난 펜스를 힘으로 눌렀다. 2사 2루에서 4구만에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스트라이크존을 꽉 채우는 91마일(약 146.5km)
펜스는 더 이상 류현진의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6회 볼카운트 1B에서 89마일(약 143.2km) 패스트볼을 건드렸다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의도적으로 높은 공을 던져 펜스의 배트가 나오기를 유도한 게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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