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진짜 고비다. 고통이 대략 3~4가지는 겹친 모양새다. 너무도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넘어볼만한 고비다. 어차피 힘든 도전이란 양면성을 갖게 마련이다. 어려울수록 극복했을 때 얻는 기쁨이 커지는 법이다.
FC서울이 올 시즌 전체를 봤을 때도 분수령이라 할 수 있는 경기를 앞두고 있다. 7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성남일화와 펼치는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홈경기는 쓸 수 있는 수식어를 총동원해 강조해야할 중요한 경기다. 놓치면 큰일이다. 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가 좋지 않다.
FC서울이 4중고 상황에서 난적 성남을 만난다. 위기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넘어볼만한 고비다. 극복하면, 효과도 4배다. 사진= MK스포츠 DB |
이런 상황에서 만나는 팀이 성남이다. 부담스러운 상대다. 시즌을 시작할 때는 FC서울만큼 흔들렸던 성남의 16라운드 현재의 순위는 어느덧 5위다. 이제야 비로소 안익수 감독이 추구하는 그림이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5경기에서 4승1무, 가파른 상승세로 단숨에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수들의 자신감도 강하고, 무엇보다 하고자하는 의지가 크다.
지난 라운드에서 성남은 전북현대 원정을 떠났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의 복귀전이었던 6월30일 경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면서 ‘다시 한 번 해보자’는 기운이 돌던 상황이다. 그런 전북을 상대로 성남은 3-2 승리를 거뒀다. 이때 해프닝이 있었다. 이동국이 그냥 소유권을 넘기기 위해 공을 찬 것이 성남 골대로 들어가 버리는 당황스런 상황이 발생했다.
성남이 2-1로 앞서고 있었던 때라 스코어는 2-2가 되어버렸다. 이때 성남의 ‘치타’ 김태환이 크게 흥분하면서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박희도를 밀치다 퇴장을 당했다. ‘매너 자책골’을 먹으려 했던 상황이지만 승부에 집중하던 김태환은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아직 어린 영향도 있었으나 그만큼 성남 선수들이 승리에 굶주려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현재 성남의 분위기가 그만큼 달아올라 있다.
게다 성남의 수장이 FC서울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좋을 것 없다. 안익수 감독은 FC서울이 정상에 오르던 2010년 팀의 수석코치였다. 현명민 김태환 이승렬 제파로프 등 FC서울 출신 선수들도 즐비하다. 자신들을 잘 알고 있는 적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부담이다.
엎친 데 덮쳐 서울 내부 사정도 좋지가 않다. 골을 넣어주던 데얀이 부상으로 빠졌고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대성과 고명진도 없다. 공격의 핵심이라 불러도 무방할 비중의 인물들이 빠졌으니 보통 누수는 아니다.
소개한 것처럼 고충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삼중고도 아니고 사중고 이상은 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서울로서는 위기이자 기회다. 어차피 서울은 반전이 필요하다. 5승5무6패 승점 20점으로 9위에 그치고 있는 서울의 대반격이 가능하려면 확실한 터닝 포인트가 있어야한다. 어지간한 동력으로는 쉽지 않은 안팎의 분위기다. 그래서 성남전은 넘어볼만한 고
간판 골잡이 데얀도 없고 캡틴 하대성도 없는 상황에서 최근 가장 매서운 성남이 상대다. 서울을 잘 알고 있는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누가 봐도 위기는 서울 쪽이다. 그래서 극복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곱절 이상인 서울이다. 언급했듯 4중고다. 잡으면, 4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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