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FC서울 입장에서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일화와의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경기는 올 시즌 전체를 봤을 때도 분수령이라 할 수 있는 경기였다. 놓치면 큰일이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울산(0-2)과 포항(0-1) 원정에서 거푸 쓰러지면서 2연패 중이던 서울에게 상승세의 성남은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이제야 비로소 안익수 감독이 추구하는 그림이 나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성남의 최근 성적은 4승1무, 가파른 상승세로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게다 2010년 FC서울이 정규리그 우승 당시 수석코치였던 안익수 감독을 비롯해 제파로프 현영민 이승렬 등 서울 출신들이 많아 서울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었다.
FC서울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주축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난적 성남을 잡고 연패를 벗어났다. 최용수 감독의 말마따나, 자체 재생능력을 보여줬다. 사진(상암)= 김재현 기자 |
하지만 최 감독은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흔한 말은 하지 않겠다. 오늘 경기는, FC서울이 자체 재생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없다는, 누가 나와도 FC서울이 강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는 말로 신뢰 속 자신감을 전했다. 내심 불안은 했겠으나 믿는 구석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훌륭한 재생능력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승리의 주역은 ‘대타’들이었다. 특히 데얀의 대안으로 나왔던 박희성이 빛났다. 박희성은 전반 19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윤영선과의 몸싸움 도중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선제골의 단초가 됐고, 전반 40분에는 성남 수비수 김평래의 트래핑이 다소 긴 것을 놓치지 않고 태클로 빼앗아 반대편으로 쇄도하던 몰리나에게 완벽하게 어시스트, 두 번째 골도 도왔다. 승리의 주역이었다. 최용수 감독의 말마따나 ‘난세의 영웅’이었다.
주축 중앙미드필더 하대성과 고명진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출전 기회를 잡은 이상협의 활약도 고무적이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올해 FC서울에 입단한 신예 이상협은 지난 16라운드 동안 단 1경기도 정규리그에 나서지 못했다. 그만큼 하대성-고명진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은 “내부적으로는 이상협에 대한 선수들의 평가가 좋다”는 말과 함께 “기회가 주어지진 않았으나 가진 잠재력은 충분한 선수”라는 말로 신뢰를 전했다.
실제로 1990년생 새내기 이상협은 전혀 초짜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팀 승리에 적잖은 공헌을 했다. 조직력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성남의 중원을 상대로 전혀 위축됨 없
결과적으로 주축들의 부상 속에서 출전했던 대타들이 FC서울을 위기에서 구했다. 최용수 감독의 말처럼 자체 재생능력으로 상처를 치유한 셈이다. 시즌 전체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분수령에서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한 FC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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