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들쭉날쭉한 장맛비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프로야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각 팀은 사정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그 가운데 KIA는 최근 비 때문에 울고 웃었다.
6월말 KIA에겐 비가 참 야속했다. 9승으로 마운드를 이끌었던 양현종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양현종은 지난달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옆구리 늑간 근육이 손상돼, 1달가량 경기에 나갈 수 없게 됐다. 가장 믿음직한 승리보증수표를 잃은 KIA였다.
KIA는 앤서니의 2군행으로 할 일 산더미였다. 시간을 버는 게 중요했는데, 야속하기만 했던 하늘이 이번엔 도왔다. 사진=옥영화 기자 |
선동열 감독은 지난주 하늘에서 내리던 비를 바라보며 “만약 그때(6월 25일) 비가 안 왔으면 양현종이 다치지 않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두산전에 등판했을 경우, 양현종은 5일 등판 간격에 따라 3일 뒤 삼성전에서 마운드에 오를 일이 없었다. 그 어느 때보다 야속한 비였다.
하지만 비 때문에 KIA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6월의 마지막주, KIA는 만신창이였다. 9연승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5경기에서 1무 4패를 기록했다. 삼성과 3연전에서는 불펜이 붕괴되면서 ‘스윕’을 당했다. 당시 주간 팀 평균자책점은 5.72에 이르렀다.
하늘을 찌를 것 같던 기세는 땅으로 푹 꺼졌다. 충격은 너무도 컸다. 분위기도 좋을 리 없었다. 선동열 감독은 지난 2일 “우리야 이럴 때 (가급적 경기를)안 하는 게 좋지”라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경기보다 재정비가 필요한 KIA에게 귀중한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휴식기로 인해 다음 주중인 11일까지 경기 일정이 없는 KIA다.
그때까지 가급적 시간을 벌기를 원했다. KIA는 마무리 앤서니 르루의 2군행 및 선발 전환으로 마운드 개편이 불가피했다. 새롭게 마무리를 낙점하고, 필승조도 다시 구성해야 했다. 앤서니도 2군에서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선발 전환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 가운데 KIA는 하늘의 도움(?)을 받아, 지난주 딱 3경기만 치렀다. 그리고 그 3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4
실보다 득이 많았다. 피하고 싶은 순간, 비 때문에 피했다. 팀을 추스르고 재정비를 할 수 있는, 돈 주고도 못 살 귀한 시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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