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FC서울의 캡틴 하대성이 다시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K리그 클래식 최고의 중앙미드필더라는 평가와는 달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서는 평가가 절하됐던 하대성으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1일 파주NFC에서 자신과 함께 동아시안컵(7월20일~28일)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홍 감독은 “해외파-국내파, 노장과 신예라는 구분은 내 선발 기준에 큰 의미가 없다. 지금 당장이 아닌, 1년 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선수를 선발했다”는 말로 1기 승선인원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대성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홍명보호의 첫 출항에 함께 하게 됐다. 중요한 실험대다. 국대의 기억이 흑역사를 끊고 새 역사를 만들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사진= MK스포츠 DB |
홍명보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나와 1년 혹은 3년 정도 생활을 했다. 하지만 나와 인연이 없었던 선수들도 몇몇 있다”고 밝혔는데, 하대성이 그런 경우다. 사실 하대성과 홍명보 감독은 전혀 인연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꽤나 흥미로운 발탁이다.
염기훈을 제외하면 1985년생 하대성은 골키퍼 정성룡, 공격수 서동현과 함께 가장 나이가 많다. ‘잠재력’을 파악할 때는 지났다는 이야기다. 결국 K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의 능력을 인정한다는 것과 동시에 과연 ‘국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를 홍명보 감독 스스로 확인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상 하대성은, 국가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가진 기량을 온전히 쏟아내지 못하는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혔다. 약점이었다. 같은 팀 소속의 골잡이 데얀은 “왜 하비(하대성을 바르셀로나의 사비와 빗댄 별명)가 국가대표가 아닌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로 하대성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데얀만 답답한 것도 아니다. 적잖은 축구인들이 FC서울의 하대성과 국가대표 하대성의 차이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전임 최강희 감독 역시 “이상하게 대표팀에만 오면 작아지는 선수들이 있다. 그것은 감독이 어떻게 해주지 못하는 부분이다”는 말로 몇몇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을 전한 바 있는데, 하대성이 그랬다. 이유는 다양하다. 국가대표팀이라는 중압감에 눌려서도 그렇고, 국가대표로서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너무 강해서도 그렇다. 어차피 심리적인 요소다.
최강희호 체제에서도 하대성은 기회가 주어졌었다. 그러나 평가전을 제외한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출전기록은 2경기에 그친다.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 풀타임과 이란과의 4차전 교체가 마지막이었다. 2012년의 기억이다. 정작 본선행의 승부처였던 2013년의 5~8차전에서는 중용되지 못했다. 비교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그런 평가 속에서 다시 찾아온 기회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에 소집된 선수들 중에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는 선수들도 있고, 몇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부름을 받지 못한 선수들까지 포함해서 경쟁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는 뜻을 전했다. 라인 밖으로 밀려나보였던 하대성도 일단 원점 앞에는 다시 섰다. 그러나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절대 놓쳐서는
하대성의 기량 자체는 K리그가 인정하는 수준이다. 리그 최고의 사령관이 이상스레 국가대표팀에만 들어가면 꼬였다. 이대로 그쳤다면 ‘흑역사’로 끝날 수 있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면 하대성의 나이도 적지 않아진다. ‘새역사’를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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